[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이번 등판은 류현진의 2018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다. 다저스와 6년 계약 마지막 해 마지막으로 갖는 정규시즌 등판이다. 훈훈한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지만 상황이 그러지 못하다. 류현진의 이날 등판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달려 있는 아주 중요한 경기다. 모든 것이 류현진 한 명의 노력에 달린 것은 아니지만,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 등판은 ’마지막 정규시즌’ 등판이 될 수도 있고, ’진짜 마지막’ 등판이 될 수도 있다.
LA다저스(류현진) v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매디슨 범가너), AT&T파크, 샌프란시스코
9월 29일 오전 11시 15분(현지시간 9월 28일 오후 7시 15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NBC 베이에어리어(샌프란시스코), MLB네트워크(양 팀 시장 이외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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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의 정규시즌 마지막 상대는 샌프란시스코다. 사진=ⓒAFPBBNews = News1 |
확실하게 다진 입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이날 발표를 예고하면서 ’최근 4~5경기는 내셔널리그에 다른 누구 못지않았다"고 칭찬했다. 허언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4(31이닝 6자책) 1볼넷 32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볼넷을 안준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 가운데로 몰리면 안되고 구석구석으로 던지려고 하고 있다. 볼넷을 안주다보니 자신감 있게 승부하는 거 같다. 볼넷을 내주면 한방에 점수를 주는 상황이 연결되기 때문에 피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며 최근 호투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중요한 순간마다 팀에게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보통 네 명의 선발 투수가 로테이션을 이룬다고 가정하면 지금 그의 포스트시즌 로테이션 진입은 거의 확정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당히 상황이 좋게 돌아가고 있다.
불안한 팀 상황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 세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88승 71패를 기록중으로 지구 선두 콜로라도 로키스(89승 70패)에 한 경기차로 뒤져 있다. 와일드카드 랭킹에서는 3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87승 72패)에 한 게임차로 앞서 있다. 지구 우승부터 포스트시즌 탈락까지 모든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일단, 자력 지구 우승 확정은 힘들어졌다.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기면 자력으로 와일드카드 진출 확보까지는 가능하다. 로버츠 감독이 "아직 우리 손으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저스가 상황이 이렇게 꼬인 것은 지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3연전을 1승 2패로 내준 결과다. 다저스는 이 세 경기에서 선발진이 13 2/3이닝 8실점을 기록했고, 타선은 득점권에서 36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27개의 잔루를 기록했다. 타선이 많은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다. 하루 휴식 후 다른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 다저스는 지난 애리조나 원정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불리한 위치에 몰렸다. 류현진의 호투가 절실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낯익은 상대
류현진에게 샌프란시스코는 낯익은 상대다. 지금까지 14경기를 상대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많이 상대한 팀이다. 이 14번의 대결에서 4승 6패 평균자책점 3.09의 성적을 기록했다. 7이닝 무실점부터 1이닝 4실점까지 다양한 결과가 있었다. 한마디로 ’더 이상 비밀은 없는’ 그런 상대다. 특히 헌터 펜스, 브랜든 크로포드, 브랜든 벨트 등 샌프란시스코에 오래 있었던 타자들과는 20타수 넘게 맞붙었다.
이번 시즌에는 두 차례 맞붙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1.54(11 2/3이닝 2자책)를 기록했다. 지난 4월 28일 원정경기에서 5 2/3이닝 4피안타 2피홈런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팀은 4-6으로 졌다. 당시 에반 롱고리아, 크로포드에게 홈런 두 개를 허용했지만, 나머지는 실점없이 막았다. 두번째 대결은 8월 16일 홈에서 있었다. 류현진의 부상 복귀전이었는데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승패없이 물러났다. 팀은 4-3으로 이겼다.
류현진 vs 샌프란시스코 타자 상대 전적
브랜든 벨트 21타수 5안타 1타점 3볼넷 4탈삼진
그레고르 블랑코 11타수 2안타 1볼넷
브랜든 크로포드 24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 1볼넷 5삼진
앨런 핸슨 2타수 무안타 2탈삼진
고키스 에르난데스 8타수 3안타 2탈삼진
닉 헌들리 3타수 1안타 1탈삼진
라이더 존스 1타수 무안타 1탈삼진
에반 롱고리아 5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조 패닉 9타수 3안타 1타점
헌터 펜스 31타수 13안타 7타점 2볼넷 5탈삼진
오스틴 슬레이터 1타수 무안타 1탈삼진
켈비 톰린슨 1타수 무안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는 73승 86패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4위에 머물러 있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탈락은 확정됐다. 시즌 개막전 앤드류 맥커친과 롱고리아 두 올스타급 야수를 영입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제프 사마자, 조니 쿠에토 등 선발 로테이션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결국 선수단 운영을 맡았던 바비 에반스 단장이 보직에서 해임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시즌을 마무리하게됐다.
9월 시작과 함께 11연패에 빠졌고, 이후 5경기에서 4승 1패로 반등하는 것 같았지만 다시 5연패를 기록했다. 최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상대로 모두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절망적인 시즌을 보낸 이들의 마지막 상대는 바로 라이벌 다저스. 그리고 이들은 시즌 막판 다저스에게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릴 기회를 잡았다. 두 팀은 지난 2016년에도 시즌 마지막 3연전을 AT&T파크에서 가졌는데 지구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가 이 세 판을 모두 내주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와일드카드 진출을 도왔다. 2년만에 상황이 역전된 가운데 같은 자리에서 마지막 대결을 갖는다.
최근 7일간 성적을 보면 류현진의 천적으로 알려져 있는 펜스가 돋보인다. 19타수 8안타 홈런 1개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신인 아라미스 가르시아도 23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활약중이다. 상대 선발 매디슨 범가너도 조심해야 할 ’타자’다. 지난 26일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내셔널리그 경기에서 투수에게 안타를 맞으면 정말 피곤해진다.
↑ 상대 선발 범가너는 타자로서도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일곱 번째 만남
상대 선발 범가너는 앞서 류현진과 여섯 차례 맞대결했다.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를 상대한 것이 14번인데 그중 6경기가 같은 투수였던 것. 이 6경기에서 범가너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1.10(41이닝 5자책), 류현진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2.20(28 1/3이닝 7자책)을 기록했다. 양 팀 전적은 3승 3패다. 류현진은 범가너와 맞대결을 했을 때 유독 사건이 많았다. 2014년 9월 13일 원정경기에서는 등판 도중 어깨 이상이 감지돼 1이닝만에 투구를 중단했다. 다음해 일어날 일을 알리는 전주곡이었다. 지난해 9월 24일 홈경기에서는 투구 도중 타구에 왼팔을 맞아 2 1/3이닝만에 교체됐다. 다행히 당시에는 큰 부상을 피했다.
범가너는 스프링캠프 도중 타구에 손을 맞아 골절되는 부상을 입으면서 지금까지 20경기에서 123 2/3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그래도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선발 역할은 꾸준히 해주고 있다. 등판한 20경기 중 19경기에서 5이닝 이상 소화했다.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