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거스 히딩크(72·네덜란드) 감독의 두 번째 ‘아시아’ 도전은 성공할까.
중국축구협회(CFA)는 지난 10일 히딩크 감독의 U-21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을 향해 중국판 히딩크호가 출범한 것이다.
히딩크 감독의 중국행은 예전부터 이야기가 나돌았다. CFA의 끈질긴 구애에 2016년 첼시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현장을 떠났던 히딩크 감독이 수락했다. 발표 전 취징에서 열렸던 4개국 대회를 직접 관전하기도 했다.
↑ 거스 히딩크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중국행은 히딩크 감독에게도 도전이다. 그가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아시아는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16년 만이다. 호주의 경우, 당시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가맹국으로 예선 오세아니아-남미 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A팀이 아닌 U-21팀은 첫 번째다. 월드컵 및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바라봤던 히딩크 감독은 이제 처음으로 올림픽에 도전한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중국이 도쿄 올림픽 본선에 나가려면,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서 3위 안에 입상해야 한다. 도쿄 올림픽 개최국 일본이 1~3위를 차지할 경우, 4강이 커트라인이 된다.
출전 선수 연령 제한 규정이 도입된 이래 중국은 한 번도 올림픽 예선을 통과한 적이 없다. 유일하게 참가한 2008년 베이징 대회는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직행이었다.
한국도 히딩크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없던 팀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더 상황이 좋지 않다.
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서 한 번 밖에 이기지 못했다. 그 1승도 홈 이점을 가졌던 2018년 대회에서 오만을 3-0으로 이겼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카타르에 잇달아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했다.
놀랍지 않다. 아주 흔한 일이다. 중국은 2013년 및 2016년 대회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토너먼트 진출은커녕 승점 자판기 신세였다.
중국은 최근 4개국 대회에서도 부진했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언론과 인터뷰에서 “수준 이하”라고 한탄했다.
중국이 도쿄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려면 2018 자카르타-팔레방 아시안게임 우승국 한국을 비롯해 일본,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북한, 이란 등을 넘어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첫 관문부터 어렵다. AFC U-23 챔피언십 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2018년 대회의 경우 동·서 지역(5개 조씩)을 구분한 후 지난 대회 성적순으로 포트를 배정했다.
이 기준이 2020년 대회에도 적용될 경우 중국은 베트남,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북한에 밀려 포트2에 속한다. 예선부터 한국, 일본과 맞붙을 수 있는 셈이다.
예선 조 2위를 해도 상위 5팀(개최국 포함 시 6팀)만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2위 중 하위권이었던 이란과 아랍에미리트가 2018년 대회 예선 탈락했다.
“점점 아시아 예선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더 이상 전승으로 통과하는 경우가 없다. 그 가운데 히딩크 감독은 처음으로 아시아 예선을 치러야 한다. 한국은 2002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었다. 아시아 예선은 한국, 일본이 빠진 채 진행됐다.
그나마 히딩크 감독에게 나은 점은 ‘장거리 원정’이 없다는 것이다. AFC U-23 챔피언십 예선 및 본선은 각각 한 장소에서 치러진다. 2020년 대회는 태국이 개최한다.
히딩크 감독도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 네덜란드, 한국, 러시아를 맡아 월드컵 혹은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으로 이끌었지만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예
성공이 고픈 히딩크 감독과 중국의 만남이다. 또 하나의 역사를 쓸까. 중국의 올림픽 예선 통과는 매우 놀라운 성과가 될 것이다. 2020 AFC U-23 챔피언십 예선은 내년 3월부터 시작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