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이왕표가 4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2015년 은퇴 경기 취소 당시 건강 문제가 계속 이어진 결과다. 향년 64세.
현역 프로레슬러 겸 해설자 김남훈은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현재 업계 사람들한테는 그야말로 구름 위의 구름 같은 분”이라면서 “지금 활동하는 모든 선수가 그분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기술을 배웠다고 보면 된다”라고 故 이왕표의 위상을 표현했다.
이왕표는 故 김일의 직계 제자로 유명하다. 사망 10년 전인 1996년 미국 ’레슬링 옵서버 뉴스레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김일은 국민훈장 석류장 및 국민체육훈장 맹호장이라는 대한민국 서훈 경력이 말해주듯 한국 프로레슬링의 영원한 대부로 통한다.
↑ 故 이왕표 2015년 프로레슬링 은퇴식 챔피언 벨트 반납 직전 모습. 사진=MK스포츠 DB |
이는 이왕표가 생전 링에서 겨뤘던 면면만 봐도 익히 알 수 있다. 헐크 호건 외에도 존 브래드쇼 레이필드(대결 당시 링네임 ‘빅 쟈니 호크’)와 부커 T 등 현재 세계 유일의 프로레슬링 메이저 단체로 여겨지는 WWE 챔피언 경력자만 3명을 상대했다.
일본 프로레슬링계는 ‘프라이드’로 대표되는 종합격투기 대중화에도 큰 공헌을 했다. 이왕표 역시 이러한 경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2008년 K-1/프라이드 슈퍼스타 밥 샙(미국)과 54세였던 이왕표의 대결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에서 큰 화제였다.
밥 샙-이왕표를 프로레슬링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각본이 있는 종합격투기 경기’로 봐야 할지는 아직도 논란이지만 엔터테이너로서 이왕표의 판을 짜는 기획력과 이를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역량의 건재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런 이왕표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었다. 2013년 담낭암 수술 당시에도 사망을 각오하고 시술을 받을 정도로 병세가 심상치 않았다.
이왕표는 담낭암 수
하지만 생애 마지막 경기를 고향에서 하겠다는 강한 의지에도 2015년 은퇴전은 취소됐을 정도로 이미 이왕표의 육체는 쇠약해져 있었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