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선동열호가 상처뿐인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앞서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GBK) 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슈퍼 라운드 일본과 결승전에서 대표팀은 양현종의 호투와 박병호의 홈런을 앞세워 일본을 3-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3회 연속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금메달은 당연한 결과여야 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의 실력이 월등히 앞섰기 때문이다. 한국은 KBO리그 정규시즌을 중단하면서, 프로 정예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가 셋(박병호 김현수 황재균)이나 됐다. 반면 전통적으로 일본은 아시안게임에 사회인리그 선수들을 대표로 선발해 파견해왔다. 대만도 이번 대회에는 24명의 엔트리 중 17명이 실업리그 선수들이었고, 프로 선수는 고작 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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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린다. 선동열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천정환 기자 |
다만 일본과의 슈퍼라운드를 이기면서 기사회생했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간 대표팀은 금메달까지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렇게 잡음이 많고, 논란이 많았던 적은 없다. 특히 대표 선수 선발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로 구성하겠다”며 그 동안 아시안게임 대표에 관행적으로 뽑던 아마추어 선수 1명을 뽑지 않았다. 여기에 오지환(LG) 박해민(삼성) 등 미필자들의 선발에 야구팬들이 분노했다. 1990년생인 둘은 올 시즌이 끝나면 현역으로 입대해야 하는 처지다. 상무나 경찰 야구단은 지원자격이 지났다. 이들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 지원했어야 했는데, 지원을 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대표 승선을 통해 병역 특례를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이 때문에 대놓고 병역을 기피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대표에 선발된 것이다. 과연 ‘이들이 최고의 선수냐’는 지적과 함께 구단별 미필자 안배가 아니었느냐는 논란도 일었다. 이는 과거부터 아시안게임 야구를 둘러싸고 나왔던 논란이다.
더욱이 야구대표팀 최초의 전임감독인 선동열 체제가 출범한 이후 기술위원회가 사라지면서, 대표 선발의 투명성과 객관성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기술위원회가 없어진 대신 선 감독에게는 대표 선발 및 팀 운영의 전권이 주어졌다. 이런 이유로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가 발표되고 난 뒤,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로 참가하는 코치진의 소속팀 선수들을 더 배려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결과적으로 대표팀 성적에 따른 영광과 비판 모두 선 감독의 몫으로 남았다.
결국 기술위원회와 같은 대표팀 구성과 운영을 분담할 조직이 있다면, 선수 선발에서 나오는 잡음과 논란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야구인들의 목소리가 많다. 객관적인 시선에서 선 감독을 돕는 조력자가 있다면 선발과정에서의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아시안게임에 병역 특례를 의식한 최정예 선수를 파견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나마 아시아에서 야구를 하는 일본과 대만도 최정예를 파견하지 않는 실정인데, 한국만 최정예 선수들에 미필자들을 포함시키는 구조는 너무 속이 보인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에 아시안게임 등에는 아마추어 선수가 출전하거나 프로 선수라 하더라도 23세 이하 등 연령 제한을 둬 미래를 대비하는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
어쨌든 선동열호는 이제 2019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좋은 성적과 함께 좋은 성적과 축하를 동시에 받기 위해서는 아시안게임을 예방주사라 생각하고, 대표 선발 과정에서 투명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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