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치비농) 이상철 기자] 90분을 마쳤을 때 스코어는 0-0. 일본의 저항은 생각 이상으로 거셌다. 위기도 몇 차례 있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 있던 11명의 선수들, 그리고 벤치에 있던 9명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그 누구도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 믿음과 자신감은 연장 시작 3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일본 수비 지역에서 “비켜”라는 말이 들렸다. 그리고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왼발을 떠난 공에 골네트가 출렁거렸다. 빈 공간에 쇄도해 감각적으로 때린 슈팅이었다.
↑ 한국 축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영광의 얼굴들. 사진(인도네시아 치비농)=천정환 기자 |
8분 후에는 세트피스였다. 이번에도 도우미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번에는 황희찬(함부르크)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일본의 사기를 꺾는 결정타였다.
연장 후반 10분 우에다 아야세(호세이 대학)에게 실점하며 한 골차로 쫓겼다. 5분여를 버티면 됐지만 시간은 더디게 흘러갔다. 태극전사는 지쳐있었다. 그러나 승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두 번 다시 한국의 골문이 열리는 일은 없었다.
골키퍼 조현우(대구 FC)는 “아마 보시는 분들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걱정하지 않았다. (만약 승부차기를 해도 이길)자신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1승이 필요한 결승전이다. 게다가 상대는 일본이었다. 이기고 싶은 투지는 더욱 강해졌다. 선제골을 넣은 이승우는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우승해서 기쁜데 일본을 꺾어 더 기쁘다”라고 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 중 한 명은 황인범(아산 무궁화)이었다. 준결승 베트남전을 쉬면서 체력을 아낀 그는 더 열심히 뛰었다.
황인범은 “한일전은 동기부여가 안 될 수 없는 경기다. 코칭스태프도 그 점을 짚어주셨다”라며 “상대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다. 그 자부심을 갖고 뛰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일본에 지면 너무 창피한 일이지 않은가. 정말 힘든 경기였지만 최선을 다했다”라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시 병역 특례가
김학범호는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아시안게임에 임했다.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그리고 한국 축구의 희망을 발견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