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첫 무대나 마찬가지, 부담이었다.”(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
“이겨야 본전이라는 얘기가 맞다. 그래서 부담이 컸다.”(박병호)
“꼭 금메달을 보여드려야 된다고 생각했다. 시작할 때부터 부담이 많았다.”(양현종)
↑ 1일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한 한국 야구대표팀 양현종, 선동열 감독, 박병호(왼쪽부터).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안준철 기자 |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 일본과의 결승에서 3-0으로 승리하며 대회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우승으로 한국 야구는 2010 광저우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최초로 3연패를 달성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에이스 양현종(KIA)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박병호(넥센)는 3회말 2-0에서 달아나는 중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시상식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 들어온 선동열 감독과 박병호, 양현종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목표했던 금메달을 땄기에 어둡진 않았지만, 그래도 금메달을 획득한 사람들 같지는 않았다.
선 감독과 두 선수는 그 동안 부담감이 많았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대표팀은 선수 선발부터 논란이 많았다. 지난 26일 예선라운드 첫 경기였던 대만전을 패하면서 비난 여론이 커졌다.
선 감독은 “대회기간 동안 선수들 부담감 압박감 가지고 하다보니까 경직된 플레이 나왔다. 또 페넌트레스 중반까지 치르고 피곤한 상태인데, 잘해줬다”며 “나도 어떻게 보면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첫 무대였다. 선수들이 부담이 더 됐겠지만, 나도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첫 경기였던 대만전 선발로 나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1-2로 패하며, 패전투수가 된 양현종도 “아시안게임 3연패 당연히 하겠다는 주변 얘기. 금메달 못 땄을 때는 이겨야 본전이라는 부담감이 있었고, 첫 경기 지고 충격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잘 뭉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4번타자로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면서 3연패에 가장 큰 공을 세운 박병호도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는 “첫 경기가 패배가 가장 컸다”며 “선수들이 패하고 나서, 이렇게 흘러가면 안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고, 부담감이라는 게 심했다. 이겨야 본전이다라는 말이 맞았다”고 털어놨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플레이도 딱딱하게 만들었다는 게 선 감독과 두 선수의 말이었다. 그나마 지난 30일 슈퍼라운드 첫 경기였던 일본전을 5-1로 이기면서 한국의 결승행 가능성
공식기자회견 분위기가 밝아지는 듯 했지만, 금방 끝났다. 선동열 감독도, 박병호와 양현종도 피곤해보였다.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만큼, 금메달에도 밝게 웃을 수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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