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치비농) 이상철 기자] 박항서(59) 감독이 16년 전처럼 승부차기에 울었다. 베트남 축구의 아시안게임 첫 메달 꿈이 좌절됐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1일 오후 5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가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서 1-1로 비긴 뒤 가진 승부차기서 3-4로 졌다.
박항서 매직은 아시안게임을 강타했다. 베트남은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무실점 전승으로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했다. 비록 김학범 감독의 한국에 1-3으로 패했지만 아시안게임 첫 메달 도전을 이어갔다.
↑ 베트남 축구 U-23 대표팀의 박항서 감독. 사진(인도네시아 치비농)=천정환 기자 |
박 감독에게는 두 번째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이다. 2002년 부산 대회에서 한국을 지휘해 태국을 3-0으로 꺾은 바 있다. 박 감독은 “비록 결승을 가기 위한 걸음을 멈췄지만 아직 동메달 결정전이 남았다. 다시 준비하겠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고 공세를 펼치고도 찬스를 놓쳤던 베트남은 전반 17분 아마드 알하시미의 중거리 슈팅에 실점했다. 그러나 전열을 가다듬어 전반 27분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아랍에미리트의 수비를 허물며 응우옌반꾸이엣이 마무리를 지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베트남은 기세를 몰아 공격을 펼쳤다. 빠르게 뛰는 축구로 아랍에미리트를 흔들었다. 전반 30분에는 수비수 부이띠엔중이 완벽한 득점 기회를 얻었으나 헤더 슈팅은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후반 들어 두 팀의 창은 전반보다 무뎌졌다.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베트남이 후반 23분 하득찐이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후에도 몇 차례 공격을 펼쳤으나 아랍에미리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종료 직전 한국전 득점자 트란민부옹의 프리킥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동메달 결정전은 연장전을 치르지 않는다. 90분 내 승패가 가려지지 않
베트남은 두 번째 키커 응우옌꽝하이와 다섯 번째 키커 트란민부옹이 실축하며 고개를 숙였다. 반면, 아랍에미리트는 네 번째 키커까지 모두 성공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번 대회 토너먼트 4경기 중 3경기에서 승부차기를 가져 모두 승리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