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한국 야구는 2018 자카르타-팔레방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연일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한국 야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3연패를 목표로 출전했다. 객관적인 전력만 봤을 때 한국은 아시아 최강이다. KBO리그 정규시즌까지 중단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최정예 멤버가 자카르타로 넘어왔다.
하지만 한국 야구의 자존심은 연일 생채기가 나고 있다. 지난 26일 첫 경기이자, 이번 대회 1차 분수령이었던 대만전에서 빈 공 끝에 1-2로 패한 것이다. 물론 대만과 일본이 한국에 위협적인 상대일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이었다. 그러면서도 한 수 아래 전력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대만은 이전과 달리 이번 대회에 프로 선수 7명, 실업 선수 17명으로 선수단을 꾸렸기 때문이다. 대만전을 앞두고는 양 팀 연봉을 비교하는 기사도 나왔다. 대만 선수단 연봉(약 10억원)을 모두 합해도 양현종(23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대만 실업야구 투수 3명을 상대로 6안타 1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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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주경기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야구 조별예선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한국이 2-1로 패했다. 경기가 끝나고 선동열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천정환 기자 |
큰 점수차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뒤늦게 타선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8~9회에만 13점을 뽑았다. 9회에는 황재균(4점)-이정후(1점)-이재원(2점)-박병호(1점)의 홈런 4방이 터졌다.
더구나 홍콩을 상대로 3점을 준 점은 슈퍼라운드에서 좋지 않게 작용할 수 있다. 대만에 패한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예선의 1패를 안고 싸우게 된다. 대만은 1승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나선다. 한국은 2전 전승을 해도 일본이 대만을 이겨버리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이 경우 3팀이 모두 2승1패가 돼 3팀 간 ‘총득점/공격 이닝-총실점/수비 이닝’인 ‘TQB(Team’s Quality Balance)’를 따져야 한다. 실점은 최소, 득점은 많이 해야 하는데, 홍콩전에서 대만전보다 많은 실점을 한 부분은 아쉽기만 하다.
야구 대표팀은 자카르타로 넘어오기 전부터 오지환과 박해민 등 군미필 선수들의 선발과 관련해 비난을 받아왔다. 여기에 예선라운드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 경기력만 보이고 있다. 중심타선인 김현수와 박병호의 타격감이 좋지 않은 점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여기에 정우람 오지환 김하성이 장염과 고열로 인도네시아전때는 야구장에 나오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숙적 일본을 만나게 된다. 한국은 30일 일본과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프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본격적으로 출전한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일본과는 17승15패로 한국이 상대전적에서 앞서고 있다. 특히 일본은 아시안게임에는 사회인리그 주축으로 대표팀을 선발해 출전시키기에, 패한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12년인 2006 도하 대회가 그랬다. 한국은 첫 경기 대만전을 2-4로 내준 뒤 사회인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7-10으로 패했고, 동메달에 그쳤다. 한국 야구 역사에 ‘도하 참사’로 기록된 바로 그 대회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일본에 패한 유일한 기록이다.
사회인리그에서 뛰지만 오히려 대만보다 전력이 낫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은 예선 3경기에서 모두 콜드게임 승리(파키스탄 15-0, 중국 17-2, 태국 24-0)를 거뒀다. 그 덕에 1승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일본은 한국, 대만전 두 경기 중 한 경기에서 승리하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아무래도 만신창이 상태인 한국전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다.
한 일본 기자는 “한국 야구는 국제무대에서 성적을 낸 저력이 있다. 일본이 예선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슈퍼라운드에서는 또 알 수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전이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비록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홍콩전 막판 타자들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타격감이 살아나면 객관적인 면에서는 한국이 앞선다. 한국으로서는 운명의 한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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