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개운치 않은 대승이다. 선동열호는 ‘예상대로’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에 올랐으나 ‘예상외로’ 험난한 길을 자처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28일 오후 2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B조 3차전서 홍콩을 21-3으로 이겼다.
일방적인 경기가 아니었다. 한국은 27일 인도네시아전(15-0 5회 콜드게임 승) 같이 홍콩을 압도하지 못했다. 5회까지 때린 안타는 6개. 인도네시아전(13개)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4사구 6개를 얻었으며 도루 하나도 성공했지만 번번이 결정타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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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야구 대표팀이 홍콩과의 승부서 9회까지 펼쳐지는 승부 끝 승리했다.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천정환 기자 |
하지만 계속된 2사 만루서 양의지가 범타로 물러났다. 대량 득점의 물꼬를 터지 못한 한국은 2회말 홍콩에게 1-1 동점을 허용했다. 2사 2루서 융춘와이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3회초에는 안치홍의 2루타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타구는 모두 떴다. 김재환의 희생타로 1점 밖에 얻지 못했다. 한국은 4회초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묶어 3점을 뽑았으나 임찬규가 4회말 홀리데이에게 1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몇 수 아래인 홍콩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야구는 5회까지 15점차 이상이어야 콜드게임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이 멀리 달아나지 못하면서 경기시간은 길어졌다.
한국은 홍콩 투수가 4명이나 마운드에 오른 6회초 이정후의 2점 홈런 등으로 3점을 올렸으나 2사 만루서 황재균은 람라이힘의 세 번째 스트라이크 공을 지켜봤다. 답답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7회 이후 콜드게임 승리조차 버거웠다. 10점차 이상으로 벌려야 하나 두 자릿수 점수조차 힘들어했다.
한국은 볼넷만 15개를 얻었다. 그리고 홍콩은 실책 3개를 범했다. 이 덕분에 웃은 셈이다. 중학교 야구 수준이라는 홍콩에 쩔쩔맸다. 한국과 홍콩은 7회까지 안타(8-7) 및 홈런(1-1)이 엇비슷했다. 6회말에도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또 실점했다. 홍콩의 무리한 이중도루 시도가 없었다면, 추가 실점까지 가능했다.
한국은 9회초가 돼서야 10점차 이상으로 벌렸다. 이마저도 ‘덕’을 봤다. 8회초 3득점은 홍콩 유격수가 다리 사이로 공을 빠트린 게 빌미가 됐다.
10점을 올린 9회초에도 홍콩 1루수의 실책이 도화선이었다. 만루 홈런을 친 황재균도 파울 타구를 1루수와 포수가 서로 포구하려다 놓치면서 타격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는 뜻이다. 운도 실력이지만, 한국은 홍콩을 상대로 운까지 따라야 할 실력이었다.
2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올랐다. 30일 B조 1위 일본과
일본은 파키스탄, 중국, 태국을 상대한 예선 3경기에서 57득점 2실점으로 압도했다. 5회 콜드게임 승이 두 번, 6회 콜드게임 승이 한 번이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