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선동열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 평소 지휘스타일과는 다르게 철저히 함구하거나 여러 뉘앙스를 풍기는 등 전력에 관한 노출을 자제하고 있다. 혹은 상대가 팀을 단정 짓지 못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다만 문제는 별로 큰 효과가 없다는 데 있다.
인도네시아전을 큰 점수 차로 이겼지만 여전히 지난 대만전 충격패 흔적이 가시지 않는 대표팀. 일정도 최악으로 변했고 팀을 향한 압박과 부담감도 더 커져갔다. 28일 홍콩과의 조 예선 마지막 경기가 남았지만 이긴다 해도 결과와 내용, 여론을 바꾸기에는 턱 없이 부족해져버린 상황이 됐다.
↑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 신세다.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천정환 기자 |
선발투수로 양현종이 나올 것이라는 것은 국내팬들도 대부분 예상한 결과다. 대만 언론에서도 대부분 이를 예상하고 나왔다. 선 감독은 잠수함 투수 박종훈을 적극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지만 역시나 선택은 양현종. 물론 양현종이 초반 결승 피홈런 외에 나머지 이닝을 잘 틀어막긴 했으나 상대에게 특별한 트릭으로까지 느껴졌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등판 타이밍이 없던 박종훈은 인도네시아전에 선발로 나와 3이닝을 던졌다.
선발 이상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 정해진 선발급 미들맨 투수도 제대로 아직 선보이지 못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큰 기회가 있어보이지는 않는다는 점. 당장 예상되는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경기 투수운용도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애매해진 상태다. 한 경기라도 지면 탈락이 유력해졌기에 회심의 카드를 쓰기는 쉽지 않다. 총력전. 전력투구 등 밖에 답이 없어졌다.
반면 상대 카드에는 된통 당하는 모습이 노출됐다. 선 감독 스스로 “예측 못한 (상대) 선발이 나왔다”며 대만전 깜짝 선발 우셩펑 기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음을 자인했다. 프로가 아닌 실업선수를 선발로 내세운 대만의 과감함을 간파하지 못한 채 대표팀 스스로만 양현종
또한 상대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췄다는 점, 타선만큼 마운드 역시 안정감 있는 자원들이 꽤나 있었음 역시 제대로 분석했는지 의문이다.
대표팀의 대만전 패배 후폭풍은 여전히 현재 진행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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