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길몽’이 안겨준 금메달이었다.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이 세 번째 도전 끝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혜림은 2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허들 100m 결선서 13초20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정혜림은 25일 가진 예선에서 13초11에 주파해 1위로 통과하며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13초11은 그의 시즌 베스트 기록이다.
↑ 정혜림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소감을 전했다.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이상철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육상 첫 메달이다. 그리고 2010년 광저우 대회의 이연경(여자 허들 100m) 이후 8년 만에 캔 금이었다.
정혜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젯밤 좋은 꿈을 꿔서 금메달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음, 공개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임신이었다. 애를 갖는 꿈이 원하는 걸 이루게 해준다는 ‘길몽’이라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그는 장대높이뛰기의 김도균(39) 코치와 2011년 결혼했다.
정혜림은 이어 “기록은 아쉽지만 아시안게임은 결국 메달 싸움이다. 금메달을 따서 정말 기쁘다. 종합체육대회에서는 첫 금메달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이 금메달을 정말 간절하게 원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예선 탈락한 정혜림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결선까지 올랐지만 13초39로 4위에 그쳤다. 마지막 허들에 걸린 게 뼈아팠다.
정혜림은 “이번에도 마지막 허들을 넘을 때 리듬이 깨져 ‘아차’ 싶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여유 있게 1위를 기록했다. 2위 에밀라 노바(13초33·인도네시아)와는 0.13초 차이였다.
일본에서 훈련하며 두려움을 없앤 것이 도움이 됐다는 정혜림
정혜림의 별명은 허들 공주다. 정혜림은 “이제 공주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그의 별명은 아시아 허들의 여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