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금메달로 보답하겠다.”
죄인 아닌 죄인이었던 여자 양궁의 간판 장혜진(31·LH)의 표정은 밝아졌다.
장혜진과 강채영(22·경희대) 이은경(21·순천시청)으로 이뤄진 한국 양궁 여자 리커브대표팀이 25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일본과의 4강전에서 세트 승점 6-2로 승리,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 장혜진. 사진=MK스포츠 DB |
이날 경기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2일 전 열린 리커브 개인전에 출전한 장혜진과 강채영이 각각 8강과 준결승에서 패하며, 여자 양궁 역사상 첫 개인전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랭킹 1위인 장혜진은 전날(24일) 이우석(21·상무)과 함께 나선 혼성전에서도 8강에서 탈락했다.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던 한국 양궁, 특히 여자 양궁이기에 단체전에서의 명예 회복은 절실해 보였다.
일본과의 준결승도 쉽지만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장혜진도 8점을 쏘는 듯, 아직 심리적으로 불안해보였다. 하지만 강채영이 연거푸 10점을 쏘아 올리면서 한국은 다시 기세를 올렸다. 장혜진도 컨디션을 찾으면서 과녁 중앙에 맞히기 시작했고, 세트 승점 4-2로 앞선 4세트에서도 결승행을 결정짓는 마지막 화살은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리듯 과녁 한가운데를 꽂았다.
경기 후 나타난 장혜진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장혜진은 “걱정 많이 했는데 동생들이 잘 해줘서 너무 고맙고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끝까지 결승전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장혜진은 “기대했던 것만큼 부응하지 못 해서 선수로서 크게 상심했지만 다 같이 준비를 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한 점에 대해선 죄송하다”며 “그래도 지도자 분들이나 주변 분들이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힘내라고 해서 덕분에 파이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인전과 혼성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장혜진은 “나름 준비를 열심히 하고 온다고 했는데 막상 와보니 자세적인 부분이나 컨디션에서 시합 상황을 캐치하지 못 하고 잘 풀어가지 못 했다. 빨리 털지 못 하고 경기 운영을 잘 못한 것 같다”며 “부담은 없었는데 스스로 경기가 잘 안 풀리다보니 경기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 한 것 같다. 오늘은 그나마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노력했고
10점을 기록한 마지막 화살을 쏘기 전에 무슨 생각을 했냐고 묻자 “무조건 10점을 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 기세를 몰아 결승에서도 최선을 다해 무조건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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