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더 잘해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겠다. 그리고 아빠 목에 금메달을 걸어드리겠다.”
아빠와 꼭 닮은 딸은 20년 전 아빠처럼 훨훨 날았다. 그리고 한국 체조 사상 아시안게임 첫 부녀(父女) 금메달 기록이 나왔다.
한국 체조의 희망 여서정(16·경기체고)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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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아시안게임 여서정 기계체조 여자단체전 결선 평균대 연기 직후 모습.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천정환 기자 |
이로써 여서정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32년 만에 여자 체조(서선앵-서연희)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체조 도마에서는 아시안게임 최초의 금메달이다.
또 체조 첫 부녀금메달 기록이다. 여서정의 아버지는 원조 도마의 신 여홍철(47) 경희대 교수다. 여 교수는 1994, 1998년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리스트다. 여 교수는 KBS해설위원으로 이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여서정은 “진짜 믿기지 않고, 너무 기분 좋은 것 같다. 솔직히 금메달 딸 줄 몰랐다”며 “(언론에 보도됐던 것처럼)엄청 자신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아시안게임 전에 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착지가 많이 불안해서 자신감 없었다. 그래도 잘 하고 내려온 것 같다”며 “금메달 따고 괜찮아졌다. 그래도 점수 나올때까진 끝난 게 아니라서 긴장했다”고 덧붙였다.
여서정은 앞서 열린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딴 김한솔(23·서울시청)의 응원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여서정은 “(김)한솔 오빠가 먼저 따서 자신감 있었다. 들어가기 전에 응원도 많이 해주고, 관중석에서도 소리 질러주고 더 힘내서 했다”며 웃었다.
아버지의 조언이 없었냐는 질문에 “아빠가 메달에 상관없이 다 보여주고, 긴장될 때 심호흡하고, 최선을 다해서 연습하던 것 마음껏 뽐내라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딸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