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세상에 불가능한 건 없습니다.”
‘라오스의 아짠’은 기적의 1승을 꿈꾸고 있었다. 라오스의 아짠(선생님)은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이다.
이제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이만수 전 감독은 라오스 야구의 전도사다. SK사령탑을 맡고 있던 2013년 말 라오스에 야구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냐는 요청을 받은 지 5년 만에 이만수 전 감독은 라오스야구협회를 만들고 부회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라오스 최초의 야구팀 라오 브라더스의 구단주도 맡고 있다. 이들이 주축이 된 라오스 야구대표팀을 결성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 21일 인도네시아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일전을 앞둔 이만수 라오스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안준철 기자 |
역사적인 라오스의 아시안게임 야구 첫 경기다. 라오스는 태국, 스리랑카와 1차 예선을 치른다. 이들 세 팀 중 한 팀이 다음 라운드의 A조에 속한다. 긴장도 될 법하지만, 이만수 전 감독의 표정은 밝았고,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하는 라오스 선수들도 활기찼다. 이 전 감독은 “사실 포수와 투수 등 주축 선수 중 3명이 연령 미달로 이번 대회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곳에 함께 오긴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다”라며 “라오스는 이제 야구를 한지 4년 밖에 되지 않는 나라다. 태국은 야구 역사가 48년이 된 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태국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가능성을 찾을 수 있으면 의미가 있다는 게 이 전 감독의 생각이다. 이만수 전 감독은 “사실 아시안게임을 참가하겠다는 생각을 나는 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원해서 내린 결정이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챙겨서 아시아야구소프트볼연맹에 제출하고, 참가 승인을 기다리는 등 절차적으로 험난했다. 선수들이 정말 좋아했다. 긴장도 많이 하지만, 자신감도 많다. 객관적인 실력은 뒤지지만, 자신감 하나만큼은 인정하고 싶다”고 자랑했다.
이 전 감독은 라오스가 아시안게임에서 1승을 거둘 경우 SK에 몸담고 있던 시절, 자신이 펼쳤던 상의 탈의와 원숭이 팬티 세리머니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최대 중심지인 대통령궁으로 이어지는 대로와 전 세계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일명 여행자 거리에서 펼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 전 감독은 “1승을 하면 당연히 한다. 그러면 여기 온 한국 기자들도 취재하러 와야 할 것 아니냐”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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