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금메달을 딴 형은 눈물을 흘렸다. 은메달을 딴 동생은 형에게 “괜찮다”고 전했다.
집안싸움으로 치러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전이 끝난 뒤 구본길(29·국민체육진흥공단)은 울었고, 오상욱(22·대전대)은 웃었다.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 (JCC)센드라와시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은 한국 선수들의 집안싸움이었다. 세계랭킹 2위로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구본길과 신성으로 불리는 오상욱의 대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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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펜싱 남자 사브르에서 3연패를 달성하고 눈물을 보이는 구본길.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안준철 기자 |
경기 후 믹스트존에 나타난 둘의 표정은 상반됐다. 금메달을 목에 걸며 3연패에 성공한 구본길은 울고 있었다. 취재진과 만나서 구본길은 “후회없는 경기를 했지만, 후배한테 더 좋은 혜택이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구본길은 감정을 추스른 뒤 “3연패를 해서 기쁘기도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후배에게 더 좋은 혜택이 있는데...단체전이 남았는데, 꼭 후배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후배 오상욱의 병역 특례기회가 없어졌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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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싱 남자 사브르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안준철 기자 |
오상욱은 “아직 단체전이 남았고,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구)본길이 형이 단체전에서 목에 금색 메달을 걸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다시 한번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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