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꿈같은 11연승이 끝났다.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하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그러나 8월 한 달 동안 넥센이 보여준 기세는 정말 무섭고 놀라웠다. 원조 넥벤져스가 기록했던 팀 창단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가을야구의 희망을 키웠다.
그 중심에는 젊은 타자들의 힘이 있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빈 자리를 채워줬다. 주축 선수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고 있는 지금까지도 이들의 활약은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최근 송성문(22)의 타격감은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16일 현재 이번 시즌 60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27 52안타 7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8월 월간 타율은 무려 0.442 19안타 3홈런 20타점에 달한다. 한 경기에서 5안타 5타점을 뽑아내는가 하면, 멀티 홈런을 달성하기도 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 8월 들어 최고의 타격감을 보여준 송성문의 비결은 무엇일까. 사진=한이정 기자 |
타격감도 타격감이지만, 이달 들어 볼넷이 많다. 8월 12경기 들어 10볼넷을 기록 중이다. 이에 장정석 넥센 감독은 “최근 들어 자기 존에 운 좋게 공이 많이 걸려든 것도 있겠지만 배트가 나올 법한 공도 참아내더라. 그만큼 밸런스가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성문은 “시즌 초반만 해도 삼진이 많고 볼넷은 많이 없었다. 요즘도 그렇긴 하지만 타석에서 내가 생각하는 존에 들어오는 좋은 공만 치려고 한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에 삼진 안 당하려고 갖다 맞추기도 해봤는데 그러면 헛스윙이 많더라.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내 공만 치려고 하니 떨어지는 공에도 헛스윙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꾸준히 부여 받은 기회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꾸준히 1군 경기에 출전해 자신이 문제점이 있어도 침착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1군에 계속 출전한 게 도움이 된 셈이다.
↑ 송성문의 등장으로 넥센 내야진이 한 층 더 두터워졌다. 사진=김재현 기자 |
▲나도 이영민 타격상 출신…지금은 ‘발전’이 우선
송성문 역시 이영민 타격상 출신이다. 이영민 타격상에 대한 질문에 송성문은 “고등학생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막 친 것이다. 지금은 그렇진 않다”고 웃었다.
송성문은 “여기서는 고등학생 때처럼 아무 생각 없이 치면 발전이 없는 거니까 살아남지 못 할 것 같았다. 작년에 1군에서 뛸 때 땅볼이 많았다. 안타도 땅볼인데 빠져나가는 타구인 경우가 잦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지난겨울 스프링캠프 때부터 공을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로 좌중간이나 우중간 쪽으로 날리고 싶어서 스윙 궤도도 바꿔서 연습했다. 근데 시즌 초반만 해도 연습한 대로 안 됐는데 지금에서야 그 연습했던 게 조금 효과를 보는 것 같다. 타격폼이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미묘하게 다르다”고 덧붙였다.
단점이 보이면 고치려고 노력하고 더 잘 되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만큼 1군 경기 출장에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만큼 잘 하고 싶기 때문이다.
↑ 송성문이 멀티홈런을 쳤을 당시. 사진=김재현 기자 |
그는 “2군 경기 출전은 내게 자산이다. 2년차 때(2016시즌) 1군에 못 올라오고 하니까 욕심이 생기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 한 해 경험이 가장 소중했다. 2군에서 좋은 마음가짐을 갖고 임했다”고 말했다.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언젠가는 기세가 한 풀 꺾일 것이다. 슬럼프가 오거나 분석을 당할 수 있다. 이에 그는 “지금은 잘 맞고 있지만 슬럼프는 대체적으로 체력이 떨어지거나 멘탈적으로 힘들 때 오더라. 빨리 벗어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예를 들어 분석을 당해서 약점이 노출돼 파고 들어지면 멘탈적으로 무너지는 것 같다. 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그래도 지금은 큰 목표, 작은 목표를 설정해서 안 될 때도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또래 동료들과 똘똘 뭉쳐 1군 경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특히 송성문은 “이정후는 거의 멘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5타수 5안타 이후로 타격감이 부쩍 올랐는데 그 주에 정후가 좌투수 대처법을 알려줬다. 한 인터뷰에서 좌투수를 상대하는 자기만의 비법이 있다고 한 걸 봐서 살짝 물어봤는데 흔쾌히 알려주더라”고 웃었다.
송성문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휴식도 잘 하고 훈련도 잘 할 것이다. 아마 휴식기가 끝나면 김민성 선배님이 시합에 나가실텐
▲ 송성문
1996년 8월 29일생
2015 넥센 2차 5라운드 전체 49순위 넥센 입단
봉천초(용산리틀)-홍은중-장충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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