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제몫 다한 마운드, LG의 깔끔한 승리공식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황석조 기자] 아주 오랜만에 LG 트윈스 마운드가 제몫을 했다. 그러니 타자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LG는 16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서 14-3으로 승리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 마지막 일전. 양 팀 모두 총력전을 예고한 가운데 LG도 이날 선발투수 차우찬에 또 다른 선발자원 임찬규까지 이어 투입시킬 것임을 밝히는 등 간절한 승리의지를 드러냈다. 18일간 쉬어갈 수 있기에, 1승이라도 더 거둔 채 방학을 맞이하고픈 의지가 역력했다.

↑ 임찬규(사진) 등 마운드가 제몫을 한 가운데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서 LG가 승리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최근 흐름과는 전혀 다른 전개였다. LG는 후반기 들어 투타가 무너지며 어려운 길을 이어가고 있다. 휴식기가 가장 필요했던 팀. 특히 마운드는 거의 붕괴 수준이 돼버려 매 경기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진땀을 흘렸다. 지난 15일 광주 KIA전은 승리했지만 그 이전 경기들서 거듭 이와 같은 패턴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상대투수들의 난조를 틈타 장타가 거듭 터졌다. 1회 3점을 따낸 LG는 3회 양석환의 투런포,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 4회 유강남의 투런포 등 장타가 쏟아졌고 순식간에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들어냈다. 유강남은 6회초에도 홈런포를 날렸다.
이처럼 타선이 잘해줬지만 무엇보다 마운드가 버텨줬기에 나온 결과다. 선발투수 차우찬은 5⅓이닝을 3실점(2자책)으로 틀어막으며 경기 초중반 흐름을 가져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날 차우찬은 5피안타와 4개 볼넷을 내주는 등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으나 SK 강타선을 상대로 삼진 6개를 잡아내며 효과적인 피칭을 펼쳤다. 이번 시즌 SK전서 2패만 떠안고 있었는데 첫 승을 따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차우찬은 최근 최악의 부진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8월 평균자책점이 19점대에 달했고 앞서 후반기 네 경기 등판서도 15점대 평균자책점, 5이닝 소화가 버거웠고 매 경기 6점 이상 실점하는 등 총체적 난조였다. 결국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도 제외되고 말았다. 공식적인 사유는 부상이지만 부진한 내용이 더 주된 이유였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어둡게 보인 차우찬이지만 휴식기 전 마지막 등판서 깜짝 호투를 펼쳤다. 아직 한 경기 호투에 불과하기에 속단하기 힘드나 일단 이번 경기에서만은 팀 승리를 이끌기 충분했다. LG는 차우찬에 이어 임찬규가 6회 위기 상황서 불을 껐고 나머지 이닝도 단단하게 책임졌다. 중간에 타선이 추가점을 내주며 더 편한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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