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 경기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만 김학범호는 바레인전을 통해 ‘최대’의 수확을 했다.
한국은 15일 인도네이사 반둥에서 벌어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서 바레인을 6-0으로 완파했다.
아시안게임에서 6-0의 스코어는 ‘역대급’이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6골차 이상 승리를 거둔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조별리그 네팔전(11-0) 이후 24년 만이다.
↑ 황의조(11번). 사진=천정환 기자 |
말레이시아가 키르기스스탄을 3-1로 꺾으면서 오는 17일 2차전 결과가 E조 1위 향방을 결정짓겠지만, 사실상 바레인을 대파하며 E조 1위가 유력해진 한국이다.
한국은 전반 17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여섯 번의 골 폭죽을 터뜨렸다. 그 중 다섯 번이 전반에 터졌다. 일찌감치 승부의 추는 기울어진 셈이다.
바레인은 한국의 E조 1위를 위협할 ‘복병’으로 꼽혔다. 4개월 전 실력으로 보여준 바 있다. 그렇지만 한국은 바레인에 한 수 위의 실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당초 실전 경험 부족 우려가 있었으나 이를 불식시켰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몸놀림이 나쁘지 않았다.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는 김학범 감독의 자신감대로 바레인의 수비 허점을 노린 ‘공략’은 주효했다.
첫 단추를 잘 꿰맸다. 김 감독의 공언대로 13일 합류한 손흥민은 바레인전에 뛰지 않았다.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술술 풀렸다. 세 장의 교체카드도 이승우, 황희찬, 김건웅이었다. 자칫 꼬였을 경우, 풀이법이 복잡할 수 있다. 손흥민 카드를 계획대로 쓰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리고 와일드카드의 가치를 확실히 느꼈다. 조현우는 후반 바레인의 날카로운 공세를 모두 차단했다. 다섯 골 차의 여유 때문인지 후반 들어 느슨했던 한국이다. 그 가운데 조현우는 확실히 빛났다. 그토록 시뮬레이션을 했던 ‘피해야 할 상황’을 맞이했음에도 조현우는 막아냈다.
또한, 황의조는 해트트릭으로 김학범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J1리그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던 황의조는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완승을 이끌었다. 0의 균형을 깬 첫 골도 황의조였다. “많은 골로 논란을 잠재우겠다”던 그의 포부대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한 경기로 모든 걸 판단할 수 없지만 한 경기로 많은 걸 기대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의 의도대로 모든 게 다 이뤄졌다. 김 감독의 발언대로 ‘의미 있는’ 승리였다. 두 마리 이상의 토끼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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