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2018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안 될 것이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을 실력으로 단번에 지워냈다. 더스틴 니퍼트(37·kt) 이야기다.
KBO리그 최장수 외인 투수 니퍼트는 두산이 아닌 kt 선수로서 시즌을 시작했다. 나이도 많은데다 전성기 때와는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출발도 좋지 못 했다.
하지만 12일 현재 21경기에 등판해 6승 6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하는 듯 했으나, 점차 페이스를 끌어올린 니퍼트는 선발 역할을 제대로 소화했다. 6,7월 2달 동안 2점대 월간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 |
↑ 더스틴 니퍼트가 시즌 초반 쏟아졌던 우려의 시선을 실력으로 걷어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하지만 지금까지 봤을 때 이번 시즌은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니퍼트는 “알다시피 시즌 시작할 때 캠프에서 몸이 안 좋았다. 새 팀에 왔으니 서둘러 몸을 만들까 싶었지만 서두르지 않고 페이스를 지키자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팀에서 내색하지 않았어도 걱정하는 느낌을 받아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페이스가 올라와 100% 정도가 됐을 때 성적이 괜찮은 것 같아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 받았던 부정적인 평가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의견이 있듯, 그건 일부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라 여겼다.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는 내 스스로가 더 잘 알기 때문에 동요하지 않고 내 할 일을 했다”고 전했다.
![]() |
↑ 2013년 4월 5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강판돼 더그아웃에서 김선우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니퍼트. 사진=MK스포츠 DB |
▲ 최장수 비결은 ‘적응력’…KBO 멘토는 김선우
KBO리그 8년차. 그가 세우는 기록 하나하나가 KBO 외인 역사가 되고 있다. KBO 역대 최장수 외인임과 동시에 외인 최초 통산 100승을 달성하며 박수를 받았다.
비결에 대해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야구장 밖이나 더그아웃에서나 정말 세세한 것 하나하나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니퍼트는 “처음 말하는 것인데, 내가 KBO리그에 적응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 김선우다”고 말했다. 2011시즌 두산에 처음 왔을 당시 김선우를 졸졸 쫓아다녔다고 떠올렸다.
니퍼트는 “김선우가 미국에서도 야구를 했고, 한국에서도 했었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를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다. 또 미국에 있을 때도 잘 했다고 알고 있어 도움을 많이 청했다. 김선우가 하면 나도 똑같이 따라했다. 거의 따라 다니다시피 그림자처럼 쫓아다녔다”며 “심판에게 인사하는 것 등 세세한 것 하나하나 김선우가 하면 다 따라했다”고 회상했다.
![]() |
↑ 니퍼트가 경기 후 kt 어린이 팬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 “니퍼트는 니퍼트다” 그의 마지막 꿈은?
그의 활약에 많은 야구 팬은 ‘니퍼트는 니퍼트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정작 니퍼트는 이 말을 처음 들었다. 그는 “그렇게 말해준다는 것은 너무 감사하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 나이가 있지 않는가”하고 웃었다.
전성기를 마음껏 누리기도 했고, 대기록도 세웠다. 사실상 KBO리그에서 이룰 수 있는
니퍼트는 “내가 원할 때 은퇴하고 싶다. 뛸 팀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은퇴가 아닌, 내가 선택해서 은퇴를 하고 싶다. 그럴 수 있도록, 또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yiju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