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란초쿠카몽가) 김재호 특파원] "오면 안되는 곳이죠. 와도 짧게 있어야 하는 곳이고."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은 '란초쿠카몽가에 돌아온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미소와 함께 이렇게 답했다. 이곳은 유망주들에게는 미래의 꿈을 키우는 곳이지만, 재활 경기를 위해 온 선수들에게는 '얼른 벗어나야 할' 악몽같은 곳이다. 류현진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류현진은 이 지옥에서 살아남았다. 4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했다. 패스트볼은 90~91마일이 나왔고, 체인지업,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너무 투구 수를 아껴서 불펜에서 추가 투구를 해야 할 정도였다. 그 결과 4이닝 60구 수준의 빌드업을 마쳤다.
↑ 2년만에 다시 마이너리그 구장을 찾은 류현진. 2년전보다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美 란초쿠카몽가)= 김재호 특파원 |
이날 경기는 2년전 그때와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다. 모든 점이 긍정적이었다. 류현진도 미소와 함께 "그때에 비하면 굉장히 좋은 거 같다"고 말했다.
2년전 류현진은 상위 싱글A와 트리플A에서 총 여덟차례 재활 등판을 소화했다. 중간에 부상 재발로 잠시 쉬어가며 등판 횟수가 많아졌다. 마지막 등판에서 6이닝을 소화한 뒤에야 "이제 준비됐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개인적인 욕심은 바로 가서 던졌으면 하는 것"이라며 빅리그에 복귀할 준비가 됐음을 강하게 어필했다. 그만큼 그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가 란초쿠카몽가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사이, 다저스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21-5 대승을 거뒀다. 타선은 코디 벨린저의 만루홈런을 포함 총 7개의 홈런을 때리며 21점을 뽑았고, 선발 클레이튼 커쇼는 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7탈삼진으로 호투했다. 61승 49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당시 지구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다저스는 이제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생각하는 팀이 됐다. 류현진은 "나도 합류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 '보탬'이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현재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는 특별한 구멍이 없지만, 류현진은 선발 투수로 준비하고 있다.
파한 자이디 단장은 류현진을 비롯한 몇몇 선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다른 역할을 소화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수가 원치 않는 역할을 해야 할
이에 대해 류현진은 고개를 저으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생각한 것도 없다. 정규시즌을 잘 마쳐야 다음이 있는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단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며 복귀할 준비를 마무리짓는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