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2군에서 했던 것처럼 1군에서도 똑같이 하겠다.”
프로 데뷔전을 앞둔 ‘아기 독수리’ 김성훈(20·한화)의 포부였다. 그는 2군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잘 던졌다.
한화의 61번 유니폼을 입은 김성훈은 22일 KBO리그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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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의 투수 김성훈이 22일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쳤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김성훈은 야구인 2세다. 어려서부터 김민호 KIA 코치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그러나 실력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2017년 신인 2차 드래프트 15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그는 올해 퓨처스리그 탈삼진(80) 1위, 승리(6) 및 평균자책점(3.79) 5위에 올라있다.
퓨처스리그 올스타전까지 뛴 김성훈은 키버스 샘슨의 출산 휴가로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1군 데뷔 무대였다.
구종이 다양하지 않다. 속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로 타자와 겨룬다. 그렇지만 쉬운 공이 아니다. 김성훈은 150km의 빠른 공을 던진다.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 타자들은 이날 김성훈의 속구와 슬라이더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방망이를 헛돌리는 풍경도 많았다.
김성훈보다 하루 먼저 선발 등판한 김진영은 3회까지 노히트였다. 김성훈의 임팩트가 더 강렬했다. 피안타는 1개. 아웃카운트 9개 중 4개가 탈삼진이었다. 1회 박해민도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했다.
기복이 다소 있다. 4회 이원석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제구도 높게 형성됐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배짱이 두둑했다. 패기 넘치는 투구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한용덕 감독은 이날 포수로 김창혁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창혁 또한 프로 첫 선발 출전이다. 퓨처스리그에서 김성훈과 호흡을 맞췄던 걸 고려한 선택이었다. 김성훈의 장점을 살리는 김창혁의 리드가 돋보였다. 그리고 빠른 송구로 박해민과 러프를 2루에서 아웃시키기도 했다.
한화 타선도 힘을 냈다. 김성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회와 4회 2점씩을 뽑으며 4점차 리드를 안겼다. 21일 경기에서 김진영은 1점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김성훈은 5회 1사 박한이에게 파울 홈런 뒤 볼넷을 허용했으나 손주인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
6회에도 등판한 김성훈은 박해민에게 이날 두 번째 안타를 맞은 후 안영명과 교체됐다. 비록 안영명이 구자욱에게 홈런을 맞아 김성훈의 무실점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강렬한 데뷔전이었다. 김성훈의 총 투구수는 85개. 스트라이크는 49개, 볼은 36개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