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전반기 어느 날 유강남에 대해 “부상을 입는 경우가 아닌 한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보내지 않겠다”고 과감한 선언을 한 적이 있다. 주전포수에 대한 믿음, 신뢰 그리고 기대치가 듬뿍 들어간 칭찬이었다. 물론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 의미도 있었다.
유강남이 타격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8일 고척 넥센전, 8회초 무사 만루 찬스서 상대 마무리투수를 무너뜨리는 결정적 그랜드슬램을 날렸다. 그것도 대타로 출전해 기록한 홈런. 더 나아가 3점차로 밀리던 스코어를 뒤집는 한 방이기도 했다. 타구가 확실히 넘어갈 듯하자 유강남도 베이스를 돌며 조심스럽게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임팩트 있고 짜릿하기도 한 홈런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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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강남(오른쪽)이 사령탑 신뢰 속 다시 타격감이 오르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7월 들어 유강남 방망이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7월 한정 타율 0.424고 홈런도 4개나 날렸다. 올스타전에서도 홈런을 쏘아 올릴 정도로 요즘 감이 좋다. 급기야는 18일 경기서 드라마틱한 그랜드슬램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대타로 나서 만든 만루홈런. 스스로도 팀에게도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평소 잘 하고도 항상 부족함이 많다고 고개를 숙이는 유강남이지만 전날(18일) 만큼은 상기된 표정이 감춰지지 않았다. 그만큼 절묘했고 또 그만큼 짜릿했다. “얼떨결에 휘둘렀다”고 웃었지만 지난 경기서 못했고 그 점을 가슴 깊게 새기며 타석에 임했음을 강조하는 등 절치부심의 각오가 느껴졌다. “후회 없이 치자고 생각했다”는 말도 유강남의 마음가짐을 나타내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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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강남(사진)의 타격감이 7월 들어 상승세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사령탑의 무한신뢰 속 유강남도 7월 들어 조금씩 다시 응답하고 있다. 류 감독이 생각하는 포수의 역할, 유강남의 결과를 살펴보면 현재까지 합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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