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령탑 후보 키워드…능동적인 축구의 ‘빅 네임’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신문로) 이상철 기자] 축구국가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 기준은 한국축구의 철학과 격에 맞는 ‘빅 네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오후 국가대표감독선임 소위원회(위원장 김판곤)를 열고 신태용 감독의 유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한국축구의 철학과 격에 맞는 새 감독을 찾는 방향으로 결론지었다.
김판곤 위원장이 밝힌 선임 기준은 방향성과 결과물이다. 그는 “월드컵 대회 수준에 맞으며, 9회 연속 월드컵에 나간 나라의 격에 맞는 감독이었으면 한다.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거나 대륙별 선수권대회나 빅리그 우승 경험을 가졌으면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제시하는 축구철학에 부합하는 감독이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서울 신문로)=김영구 기자

김 위원장은 한 예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을 들었다. 격에 맞지 않은 지도자였다는 비판이었다.
그는 “슈틸리케 전 감독의 경우, 결과물이 없었다. 과연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철학이 우리와 부합했을까.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의 커리어가 한국축구의 격에 맞았을까. 그런 감독을 난 뽑지 않을 것이다. 수준 높은 무대에서 우승 경험을 한 (유능한)감독을 모셔오기를 희망한다. 다들 같은 생각 아닌가”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추구하는 축구철학에 대해 “능동적인 축구로 경기를 지배하며 승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능동적인 축구란 지속적으로 득점 기회를 창출하며 전진 패스 및 드리블을 우선하는 것이다. 또한, 주도적인 수비 리딩과 하이브리드 공격 전환을 시도하며 위닝 멘탈리티와 긍정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결과물이 뛰어난 감독이 우선순위가 아니다. 수동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지도자는 배제된다. 김 위원장은 “감독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결과를 얻는다. 수동적인 축구로 성적을 내는 감독도 분명 있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 밖이다. 우리 철학에 맞는 감독도 많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른 지도자를 무리해서 선임할 이유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후보군은 신태용 감독을 포함해 10명 이내다. 하루 만에 추린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축적된 정보로 정했다. 그리고 내국인 지도자에게도 문을 열어뒀으나 외국인 지도자에 무게를 뒀다. 무엇보다 주도적으로 협상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표팀을 맡고 싶은 감독을 뽑는 것이 아니다. 일일이 다 만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우리가 추구하는 철학을 가진 감독에게 우리가 다가갈 것이다. 그 감독들의 수준은 어느 감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며 “최대한 후보군과 만나보겠다”라고 말했다.
새 감독 선임의 데드라인은 8월이다. 9월 초 A매치 데이에는 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길 계획이다. 기본 계약기간은 4년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다. 투자도 한다. 새 감독의 몸값도 200만달러 안팎의 슈틸리케 전 감독보다 많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터무니없는 금액은 어렵다. 상식선에서 투자한다고 판단하면 좋겠다. 그 정도 의지는 있다. 물론,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하는 게 쉽지 않다. 커리어가 단절된다고 여기는 외국인 지도자가 있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한국축구가 매력적이라는 걸 어필할 것이다. 객관적인 공정한 절차 속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