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가 주춤하다. 거듭 흔들리는 불펜이 주된 원인이다. 필승조에 추격조 모두 대안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지난 3일 잠실 NC전은 LG에게 쓰라린 패배가 됐다. 연패를 끊어내지 못한 것이 문제지만 더욱 고민은 과정이 매우 좋지 못했다는 것. 특히 9회초, 마무리투수 정찬헌으로 시작된 불펜불안은 LG에게 예사롭지 않은 적신호를 알릴만 했다.
마운드의 팀으로도 불리우는 LG지만 올 시즌 유독 불펜이 흔들리며 내주는 경기가 잦다. 신정락-진해수-김지용-정찬헌으로 구성된 소위 필승조는 부침에도 사령탑 신뢰 속 이어지고 있지만 확실한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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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펜불안이 걱정된 LG의 상황 속 추격조도 마땅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더 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필승조가 불안하지만 이들의 역할을 덜어줄 대체자원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가령 추격조 임무를 맡고 있어 꾸준히 1군 경기에서 역할을 해주고 있는 이들이 대안이 돼야 하지만 구위 측면에서 실망만 안기고 있다.
3일 경기, 충격패의 정점은 10회초 고우석이었다. LG는 9회말 천금의 동점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이끄는데 성공, 분위기를 탔지만 10회초 바통을 이어 받은 고우석이 첫 타자 스크럭스와 승부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차갑게 식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예고편이 됐다. 고우석은 후속타자 김성욱과 희생번트 승부 뒤 이상호에게 다시 안타를 내줬고 주자 1,3루 위기를 만들었다. 마운드는 김대현으로 교체됐지만 결과는 난타. LG는 경기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를 결정적으로 내준 계기는 김대현의 구위다. 하지만 김대현은 선발요원이고 임시 등판의 성격을 갖고 있다. 오랜만의 1군 등판이기도 했다. 반면 고우석은 불펜요원으로 경험을 축적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LG 기세를 넘겨주는 최악투를 펼쳤다.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오자 고우석의 구위는 더욱 자신감을 잃었고 포수 정상호의 다독임에도 제구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고우석은 LG가 정성 속 키우는 불펜기대주다. 오승환급 자질을 갖고 있다 평가되기도 한다. 다만 성장세가 매우 더디다. 마운드에서 자신감 없는 표정과 위력적이지 못한 구위로 패배 단초를 몇 차례나 제공했고 이는 한 두 경기로 바뀌어지지 않고 있다. 임무가 추격조인데다
필승조는 아쉽고 추격조도 대안이 안 되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 중인 LG가 전반기 막판, 제대로 된 위기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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