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방수포 함께 덮는 선발투수, 비가 와도 야구가 하고 싶었다는 핵심타자.
6월까지 압도적 1위를 질주 중인 두산 베어스. 그 저력의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강한 승부욕과 의지, 근성 등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이는 두산의 경기력과 내용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여실히 증명되는 게 사실이다.
지난 30일 잠실구장. 두산과 KIA의 경기가 펼쳐졌다. 그러던 4회초, 이미 예보된 것처럼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고 순간 폭우로 돌변했다. 두산이 9-0으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는 중단됐다.
↑ 두산 선발투수 린드블럼(왼쪽)이 우천순연 결정이 나자 방수포 설치를 도왔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린드블럼은 “어릴 적부터 구장관리를 돕던 습관 때문에..나도 모르게 뛰어나갔다”고 대답했다. 모두의 허를 찌르는 현명한 대답. 단순히 승리투수가 되기 위해서가 아닌 야구인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펼쳤다는 것이다.
설령 승리투수와 팀 승리를 위해서라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은 없는 행동인 것 또한 사실이다. 많은 관중이 찾은 경기였고 이목도 집중됐다. 그라운드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 가치이기에 나온 자연스러운 행동으로도 평가받을 만 했다. ‘하늘이 감동했다’는 말이 맞게 이후 비는 잠실구장에 내리던 비는 조금씩 그쳐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두산 타선도 칭찬 받을 집중력을 선보였다. 경기는 1회 7점차 이상 두산이 리드하는 등 흐름이 기울어진 상태. 오히려 비구름이 강해지면서 우천취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경기 분위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승리를 다잡은 두산 타자들로서는 기록이 날아갈 수도, 1승이 사라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 두산 타자들은 우천순연 여부에 상관없이 집중력 있는 타석을 선보였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경기 후 최주환은 “야구가 하고 싶었죠”라고 이날 경기 전체를 돌아봤다.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경기를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었다는 각오가 가득 담겨있었다.
지난 6월10일 부산에서 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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