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카잔) 이상철 기자]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카잔 아레나에는 일본 취재진이 상당히 많았다.
카잔은 일본의 베이스캠프가 위치해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이날 카잔이 아니라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세네갈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치렀다.
그들이 체크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경기가 카잔 아레나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일본과 같은 H조에 속한 폴란드와 콜롬비아가 맞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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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는 콜롬비아에 대패하면서 일본과 만나기도 전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사진(러시아 카잔)=옥영화 기자 |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폴란드와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콜롬비아 맞대결은 H조 최고 빅매치였다. 일본에게도 매우 예민한 경기였다. 폴란드-콜롬비아전은 일본의 16강 경우의 수와 밀접해 있다.
경기 전 카잔 아레나에서는 세 번의 환호가 터졌다. 일본이 세네갈을 상대로 동점골을 터뜨릴 때마다 박수를 쳤다. 그리고 세네갈과 2-2로 비기며 승점 1을 나눠가졌을 때도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나쁘지 않은 결과라며 기뻐했다.
일본은 1승 1무로 세네갈과 H조 공동 선두다. 16강 진출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오는 28일 폴란드와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H조 2위 자리를 확보한다.
일본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폴란드와 콜롬비아가 비기면서 승점 1을 따는 것이었다. 일본이 폴란드와 비기더라도 H조 1위까지 넘볼 수 있게 된다. 콜롬비아가 세네갈을 이긴다는 전제 조건이다.
폴란드와 콜롬비아에게 무승부는 의미가 없었다. 무조건 승점 3을 따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었다. 외나무다리 싸움이었다.
두 팀의 희비는 전반 40분 결정됐다. 하메스가 올린 크로스를 예리 미나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전반 중반부터 공세를 퍼붓던 콜롬비아가 마침내 득점에 성공했다.
폴란드 골문은 한 번 열리니 계속 열렸다. 후반 25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라다멜 팔카오가 추가골을 넣었으며 후반 30분 역습에서 후안 콰르다도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폴란드는 후반 13분 레반도프스키가 1대1 기회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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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다멜 팔카오는 월드컵 첫 골을 터뜨렸다. 사진(러시아 카잔)=옥영화 기자 |
콜롬비아의 3-0 승리. 일본에게도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었다.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폴란드는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톱시드를 받은 8개 팀 중 가장 먼저 떨어졌다. 체면을 구겼다.
폴란드는 세계랭킹 8위다. 일본은 61위로 53계단이나 낮다. 그러나 세계랭킹은 무의미하다는 것이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일본이 28일 볼보그라드 아레나에서
폴란드는 세네갈전에 이어 콜롬비아전에서도 단단하지 않았다. 희망과 함께 동기부여도 사라졌다. 일본의 부담이 덜해졌다. 오히려 부담은 콜롬비아의 화력을 막아내야 할 세네갈이 더 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