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이상철 기자] 24일 오전(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멕시코전, 전반 24분 주심의 휘슬과 함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주장 기성용이 마지치 주심에게 항의했으나 번복되지 않았다. 과르다도의 패스가 태클을 시도한 장현수의 오른팔에 맞았다. 멕시코의 키커 벨라는 골키퍼 조현우를 속이며 성공시켰다.
0의 균형이 스웨덴전보다 빨리 깨졌다. 이 상황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멕시코와 대등하게 싸웠다. 손흥민을 앞세워 슈팅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이재성, 황희찬, 문선민을 활용한 역습 전개는 확실히 빨랐다.
↑ 러시아월드컵 한국-멕시코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한 장현수를 위로하는 김영권. 사진(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옥영화 기자 |
한국의 경기력은 분명 나아졌다. 전반 점유율 33%-67%로 밀렸으나 8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48.34km로 멕시코(46.68km)보다 더 많이 뛰었다. 그렇게 한 번 해볼 만하다는 긍정의 바람이 불던 때였다. 그러나 이 페널티킥에 의해 승부가 결정됐다.
장현수는 온몸을 다해 어떻게든 멕시코의 공격을 막고 싶었을 것이다. 손흥민이 공을 뺏긴 뒤 전개된 역습이었다. 김민우도 제대로 공을 걷어내지 못해 불씨가 커진 상황이었다.
오른팔을 든 장현수의 태클은 바른 행동은 아니었다. 미스플레이였다. 과르다도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장현수는 고개를 숙였다. 동료의 격려에도 정신적 충격은 엄청나게 컸다. 그는 곧바로 패스 미스를 범하기도 했다.
전반 23분까지 김영권과 더불어 안정되게 수비라인을 이끌던 장현수였다. 이 페널티킥 하나로 장현수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가뜩이나 스웨덴전 직후 들끓은 여론에 힘겨워했던 그다.
러시아월드컵 이전까지 A매치 51경기를 뛴 수비의 중심축이었다. 그토록 갈망했던 꿈의 무대였지만 악몽의 무대가 되고 있다. 그에게는 너무 가혹한 첫 월드컵이다.
장현수가 이날 최악의 플레이를 펼친 것은 아니다. 멕시코는 예상대로 측면을 흔들었고,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페널티킥 상황도 측면이 뚫리면서 비롯됐다.
장현수는 전반 39분 이재성의 결정적인 실수로 맞이한 위기를 막았다. 그리고 김민우의 긴 패스에 이은 손흥민의 돌파와 슈팅이 이어졌다. 골키퍼 오초아의 겨드랑이 사이에 막혔다. 한국에게는 전반 최고의 찬스였다.
그러나 장현수의 좋은 플레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페널티킥 실점이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보다 멕시코를 이기고 싶었을 장현수였다. 그리고 당당히 입증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꼬인 실타래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속된 말로 되는 게 없다. 복도 운도 없다. 후반 21분 두 번째 실점 과정에서도 그는 연관돼 있었다. 특히 그의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다. 공격수만큼 주목받지 못하면서 공격수만큼, 아니 공격수보다 많은 비판과 비난에 시달린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그보다 뜨거운 선수는 없으리라. 한국이 손흥민의 만회골 속 1-2로 패했던 터라 그의 페널티킥 실수는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러시아월드컵은 아직 한 경기가 더 남아있다. 독일전은 나흘 뒤 카잔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신태용 감독은 장현수에게 다시 수비의 리더 역할을 맡길까. 그리고 장현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