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KBO리그 선두 두산에는 ‘대단한’ 타자 두 명이 ‘대단한’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8일 잠실 NC전에서 4회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린 4번타자 김재환은 1일 광주 KIA전부터 7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역대 KBO리그 2위 기록이다. 역대 최다 기록인 이대호의 9경기(2010년 8월 4일 잠실 두산전~14일 무등 KIA전)에 도전하고 있다. 홈런 부문도 2위로 최정(23개·SK)을 두 개차로 쫓고 있다.
5번타자 양의지는 8일 경기에서 8회 대타로 나가 희생타로 쐐기 타점을 올렸다. 시즌 82번째 안타를 치지 못했으나 4할 타율(0.401)을 유지했다. 안치홍(0.411·KIA)에 이어 타율 부문 2위다. 엔트리 말소 없이 시즌 개막 후 꾸준한 불방망이다. 4월 14일 고척 넥센전부터 18일 잠실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 무안타도 있었으나 4할 타율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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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지(왼쪽)와 김재환(오른쪽). 사진=김재현 기자 |
김재환의 홈런과 양의지의 안타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동료들은 놀라울 따름이다. 허경민은 “(양)의지형이나 (김)재환이형이 타석에 서면 늘 쳐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렇지만 요즘은 더 커진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7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는 타자를 처음 본다. 발사 각도나 타구 속도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 시즌 중반으로 가는데 4할 타율을 치는 타자를 보는 것도 놀랍다. 내야안타 하나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다들 탄성을 자아내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멋지고 예쁘며 대단해도 익숙해지면 덤덤해지기도 한다. 다른 한 선수는 “너무 잘 치니까 (양의지가 안타를 치고 김재환이 홈런을 날려도)새삼 놀랍지가 않다”라며 웃었다.
양의지와 김재환은 서로의 대단한 타격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양의지는 8년 전 5경기 연속 홈런을 친 적이 있다. 김재환이 올해 깨기 전까지 구단 최다 연속 홈런 기록이었다.
양의지는 “나도 5경기까지 홈런을 친 적이 있다. 그래도 내 4할 타율이 더 낫지 않겠는가. 그냥 (농담 삼아)내 자랑이다”라고 웃은 뒤 “얼마 전 재환이가 내게 ‘어떻게 타격을 해야 하는가’라며 묻더라. 그 뒤 재환이가 배트를 돌리면 (타구가 외야 펜스를)넘어가는데, 엄청 잘 치고 있다”라며 뿌듯해했다.
김재환은 “의지형이 내 바로 뒤라 아무래도 자주 조언을 구하는 편이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홈런은 사실 운이 따라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시즌 내내 4할 타율을 유지하는 의지형이 정말 대단한 타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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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지(오른쪽)와 김재환(왼쪽). 사진=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