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신태용호가 시험대에 선다. ‘수비’라는 핵심 과제는 4년 전과 같다. 홍명보호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으며 결국 월드컵에서 참패를 겪었다. 신태용호는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치른다.
여러 의미가 있는 경기다. 주장 기성용은 한국인 14번째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한다. 마지막 옥석 가리기다. 신 감독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을 마친 후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명단(26명 중 3명 탈락)을 확정한 다음 전지훈련을 하러 오스트리아로 출국한다.
↑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갖는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날 경기 후에는 월드컵 출정식이 열린다. 4년 마다 월드컵 직전 마지막 국내 평가전에서 출정식을 겸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출정식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이 의미가 가장 크다.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내용과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월드컵 붐’을 일으킬 수 있는 기폭제다. 가까운 예로 일본은 5월 30일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가나와 평가전에서 0-2로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한국도 경험한 바 있다. 4년 전 튀니지를 불러들였으나 0-1로 져 초상집 분위기가 됐다. 가라앉은 분위기는 가나와 평가전(0-4 패)에 이어 2014 브라질월드컵(1무 2패·조별리그 탈락)까지 이어졌다.
때문에 신 감독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경기 하루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한국축구의 희망을 심어드리고 싶다”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통쾌한 반전’의 시작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5월 28일 온두라스를 2-0으로 꺾으면서 첫 걸음은 가벼웠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대결은 두 번째다. 2006년 5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었다. 당시도 2006 독일월드컵 출정식을 겸했다. 한국은 설기현과 조재진의 연속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12년 전과 다르다. 메이저대회에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렀다. 제코(AS로마), 퍄니치(유벤투스)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간판선수도 많다. 세계랭킹은 41위로 한국(61위)보다 20계단이 높다.
좋은 스파링파트너다. 신 감독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가상 스웨덴으로 생각하며 다양하게 시험할 계획이다.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두 차례 평가전(볼리비아·세네갈)이 예정돼 있으나 유럽 팀이 아니다. 스웨덴 맞춤형 모의고사는 이번이 마지막인 셈이다.
수비 불안은 신태용호의 영원한 숙제다. 제코를 축으로 하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공세를 버틸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수비는 4년 전에도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래서 튀니지전에서 집중 점검을 했으나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허점이 많았다.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하더니 미스플레이로 실점까지 허용했다. 홍정호는 상대 태클에 발목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갔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홍명보호 수비는 브라질월드컵까지 네 번의 A매치에서 10골을 허용했다. 무실점은 없었다.
신 감독 부임 이후 세계랭킹이 높은 팀을 상대로 한 골도 내주지 않은 것은 지난해 8월 31일 이란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0-0 무), 1경기였다. 러시아(2-4 패), 세르비아(1-1 무), 북아일랜드(1-2 패), 폴란드(2-3 패) 등 세계랭킹이 더 높았던 유
한국은 온두라스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원사이드 경기를 펼친 터라 수비에 대한 평가는 유보됐다. 이번이 진정한 시험이다. 카드도 바꿨다. 포백이 아닌 스리백으로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4년 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