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선수들이 이틀 연속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김재호의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 16일 잠실 SK전 승리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의 총평이었다.
김재호는 3-2의 2회말 앙헬 산체스를 상대로 1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산체스의 실투(높은 151km 속구)를 놓치지 않았다.
이 한 방에 힘입어 두산은 2점차 리드를 잡았다. 흔들리던 이영하도 3회초부터 호투를 펼쳤다. SK가 5회초 1점을 추격했던 터라 김재호의 홈런은 의미가 컸다.
↑ 두산 김재호는 16일 잠실 SK전에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김재호의 홈런은 4월 20일 잠실 KIA전 이후 26일 만이었다. 시즌 4호 아치. 2004년 프로에 입문한 김재호는 통산 홈런이 30개에 불과하다.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7개(2016·2017년)다. 올해 홈런 페이스가 가장 빠르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까지 바라볼 수 있다.
김재호의 홈런이 더욱 의미가 있던 이유는 슬럼프를 탈출한 결정타였기 때문이다. 김재호는 지난 주간 5경기에서 무안타(16타수)에 그쳤다. 볼넷 3개만 얻었다. 0.316였던 타율은 0.270로 5푼 가까이 떨어졌다.
5월 내내 좋지 않았다. SK와 잠실 3연전 이전 5월 경기에서 김재호가 안타를 기록한 것은 6일 잠실 LG전(3안타) 밖에 없었다.
김재호는 “계속 타격감이 안 좋아 많이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안타가 언젠가 다시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만 했다. 그것이 독이 됐다. 문제점을 찾아 고쳐야 했는데 찾지 않았다. 그래서 슬럼프가 오래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타격 타이밍을 잡을 때 리듬이 깨져 있었다. 그리고 방망이가 빠지는 느낌이었다.” 김재호는 15일 타격코치와 훈련을 하면서 수정했다.
효과는 서서히 나타났다. 15일 경기에서 6회말 안타를 때렸다. 6경기 만에 안타였다. 그리고 16일에는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안타를 친 김재호는 김인태의 안타와 산체스의 폭투로 홈을 밟았다. 4-3의 스코어는 5-3이 됐다. 귀중한 득점이었다.
김재호는 15일과 16일 경기에서 6타수 3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그는 “좋은 결과가 빨리 나왔다. 홈런보다 투수와 싸움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더 좋다”라며 “앞으로 문제점을 알고 보완한다면, 원래 페이스를 되찾지 않을까”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산을 SK를 이틀 연속 꺾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SK와 승차는 2경기. 10승, 20승을 가장 빨리 올렸던 두산은 30승 고지에도 2승만 남겨두고 있다.
김재호는 “사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우리에게 운이 많이 따랐다. 다들 집중력을 갖고 그 운을 잡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15일 경기에서 승부를 가른 것은 수비였다. 폭투 3개와 포일 1개를 남발한 SK와 다르게 두산은 수비가 단단했다. 김재호는 “긴장이 풀리면 실책할 확률이 높아진다. 단순하지만 팀이 강해지려면 매 순간 집중할 수
그렇지만 지금에 안주하지 않았다. 김재호는 “2경기차로 앞서지만 시즌은 길다. 지금의 기쁨에 얽매인다면 다음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라며 “매번 타이트한 경기를 치러 체력 소모가 크다. 앞으로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