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이번 시즌 유독 마무리투수로 고민이 깊은 팀이 많다.
14일 현재 2018시즌 KBO리그 블론세이브는 58개다. 산술적으로 따져본다면, 이번 시즌 블론세이브는 206개 이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 시즌 동안 블론세이브가 200개 이상 나온 적은 없다. 지난 시즌 기록된 블론세이브 174개가 최고치였다.
점점 블론세이브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5시즌 136블론세이브가 나온 데 비해 2016시즌은 158블론세이브, 2017시즌 174블론세이브나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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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현재 KBO리그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정우람(한화) 사진=김재현 기자 |
전문성이 없어졌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은 투수 분업화가 이뤄지며 생긴 것이다. 1이닝 동안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강속구나 구위, 멘탈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불펜 투수 중 구위가 좋은 선수를 마무리투수로 기용하고 있어 경험이 적고 전문적이지 못 하다는 의미다.
▲ 마무리투수에게 필요한 것은 구위와 경험?
한 투수는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가면 내 뒤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기분이 강하다. 그 경기를 잘 끝내고 나면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마무리투수는 ‘고독한 보직’이라고 표현한다.
든든한 ‘클로저’가 있으면 코칭스태프의 어깨는 한결 가볍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화의 사령탑 한용덕 감독은 “제일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게 정우람이 등판하는 9회다. 맞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우람은 18경기에 등판해 1승 14세이브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 중이다. 4월 26일 광주 KIA전을 시작으로 8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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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승락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포수 나종덕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단순히 ‘공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정우람은 지금까지 꾸준히 마무리 보직을 맡아왔고 2012시즌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세이브를 챙겼다. 지난 시즌만 해도 그는 56경기에 등판해 6승 4패 26세이브를 기록했다. 경험이 많은 마무리투수다.
최근 10경기 동안 6세이브를 올리는 등 활약 중인 손승락 역시 2010시즌부터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2010년, 2013-14년, 2017년 등 총 4시즌 동안 세이브왕을 거머쥐었던 만큼 경험이 많다. 일부 젊은 투수들이 클로저로 활약하고 있다 해도 정우람과 손승락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안정감을 더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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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씩씩하게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함덕주(두산)가 세이브를 올린 뒤 양의지와 포옹 중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함덕주(두산) 역시 붙박이 마무리는 처음이다. 그러나 9세이브 1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1.88로 씩씩하게 마운드를 잘 지키고 있다. 김세현(KIA)은 14경기 동안 4세이브, 4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심리적 안정을 위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번 시즌 마무리 보직을 맡은 베테랑 박정배(SK)는 9세이브를 기록 중이나 평균자책점이 6.06으로 높다. 무너지면 실점이 많다.
구위, 경험. 그 외에는 정신력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공을 던질 수 있는 멘탈이 뒷받침되면 마무리투수로서 더할 나위가 없다. KBO리그에서 6시즌 동안 현역 생활을 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브랜든 나이트 넥센 투수코치는 과거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오승환을 떠올리며 “오승환은 멘탈이 정말 강했다. 어떤 상황에서 투입돼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갖고 있었다. 그게 클로저 오승환의 강점이었다”고 꼬집었다.
▲ 마무리투수, 키워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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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부터 넥센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조상우. 사진=김재현 기자 |
장정석 넥센 감독은 “투수가 매번 잘 던질 수는 없는 일이다”면서 “필승조가 현재 너무 잘 해주고 있다. 또 조상우가 지금 블론세이브 4개를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다. 투수들의 위치를 옮기면 그만큼 선수들의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랜든 나이트 코치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