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에스밀 로저스(33)는 넥센 최후의 보루였다. 친정만 만나면 비수를 꽂았으나 3번째 대결에서는 넥센을 구하지 못했다.
8일과 9일 한화에게 무릎 꿇은 넥센, 스윕 위기에 몰렸다. 잔루만 21개. 승기를 잡을 수 있었으나 투-타가 불균형을 이뤘다. 그래도 믿을 구석이 있었다. 10일 선발투수는 ‘1선발’ 로저스였다.
로저스는 친정을 상대로 매우 강했다. 두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3승 투수라는 걸 감안하면, 높은 비중이다. 내용도 좋았다. 한화전 평균자책점은 1.72였다. 4월 22일에는 1실점 완투승까지 거뒀다.
![]() |
↑ 넥센 로저스가 10일 고척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장정석 넥센 감독은 “로저스가 1선발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특히 한화전에 상당히 의욕적이다. 공교롭게 한화를 만날 때마다 로저스가 나서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용덕 한화 감독도 “상당히 뛰어난 투수다. 공략하기가 쉽지 않은데, ‘다른 방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로저스는 ‘의외로’ 1회부터 크게 흔들렸다. 1사 후 양성우의 2루타에 이은 송광민의 안타로 첫 실점을 했다. 호잉과 김태균마저 안타를 때리면서 3명의 주자가 나갔다. 4타자 연속 안타. 로저스는 18일 전 대전에서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피안타 5개를 기록했다.
로저스가 난조 속 조기 강판 시 넥센의 셈법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살얼음판이었다. 또한, 투구수도 많았다. 1회에만 33개의 공을 던졌다.
로저스는 예리한 각도의 변화구로 이성열과 하주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대량 실점 위기를 탈출했다. 4회까지 큰 탈도 없었다.
하지만 투수전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 1-1의 5회 1사 2루서 2루수 김혜성이 양성우의 내야안타를 1루로 악송구를 하면서 로저스는 2번째 실점을 했다. 그러나 주자 이용규가 2루에 있던 것은 로저스의 견제 실책 때문이었다.
6회에도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중견수 임병욱의 판단 미스로 이성열의 안타는 3루타가 됐다. 뒤이은 하주석의 적시타. 치열한 접전에서 넥센의 실점만 늘어났다.
넥센은 로저스가 등판한 한화전에서 16점을 뽑았다. 그렇지만 3번째 등판 경기에서는 달랐다. 꽁꽁 얼었던 타선은 하루가 지나도 녹지 않았다. 3회 임병욱의 홈런으로
로저스는 긴 이닝을 책임지기도 어려웠다. 5회까지 투구수가 100개였다. 6회가 그의 마지막 이닝이었다. 6이닝 9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 로저스가 한화전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