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의 세 번째 2루수 후보 정주현(27)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혹은 최소한의 존재감이라도 발휘할 수 있을까.
LG의 2루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시즌이 시작된 지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마땅한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첫 번째 후보 강승호는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아쉬운 타격과 불안정한 수비로 지난 2일 1군에서 제외됐다. 뒤이어 두 번째 후보 박지규가 바통을 이어 받았지만 공격은 물론, 장점인줄 알았던 수비에서도 연거푸 실수가 나오며 류중일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두 선수는 지난 스프링캠프부터 2루수를 놓고 경쟁하던 사이. 차례로 기회를 받았지만 나란히 기대 이하 평가를 받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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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주현(왼쪽)이 LG 2루수 경쟁에서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까.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다만 정주현이 비시즌 때 주로 외야수비를 훈련했기에 류 감독 눈에는 부족함이 엿보였다. 수비안정감을 중요시하는 류 감독 스타일상, 불안한 면이 분명 존재했다. 그럼에도 대안이 없었고 변화가 필요한 상황. 류 감독은 8일 경기부터 정주현을 선발 2루수로 출전시키기 시작했다.
정주현은 첫 선발이었던 8일 잠실 롯데전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안타는 기록했지만 수비에서의 뼈아픔이 더 컸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주현은 9일 경기에서는 아예 안타를 한 개도 때리지 못했다.
하지만 다른 게 있었다면 투혼의 수비였다. 9일 롯데전 3회초 이대호의 타구, 5회초 연계플레이 등을 자연스럽게 처리했다. 눈부신 다이빙캐치와 물 흐르듯 연결한 후속 플레이가 압권이었는데 이는 LG로서 실점을 막아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정주현의 보이지 않는 호수비는 LG의 8연패 흐름을 끊어내는 의미 있는 장면으로 기억됐다.
인상적인 수비를 선보이긴 했지만 정주현에게 갈 길은 멀다. 강승호, 박지규도 이따금씩 좋은 모습을 펼친 적이 있었지만 꾸준히 이어가지 못한데서 아쉬움이 있었다.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필요하다. 상대 입장에서 쉬어가는 타선, 공략
정주현은 지난 몇 년간의 LG를 논할 때 자주 거론된 이름이다. 리빌딩의 핵심이자 내외야 키플레이어로도 줄곧 평가된다. 하지만 늘 결과물이 부족했다. 이번 시즌, 주전 2루수 안착 기회를 살려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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