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박윤규 기자] 복귀가 가시화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강정호(31)는 순조롭게 3루로 돌아갈 수 있을까.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2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의 공식 매체인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팀에 합류한 강정호에 대해 "30일 이내에 강정호를 완벽한 몸 상태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는 강정호가 1년 6개월의 긴 시간 동안 메이저리그 무대를 떠나있던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강정호는 지난 2016년 12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물의를 일으켜 미국 대사관에게 취업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물심양면으로 강정호를 도왔으나 오랜 시간 비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지난달 27일에서야 겨우 비자를 발급받았다. 팀 훈련에 합류한 강정호는 몸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 |
↑ 피츠버그에 컴백한 강정호가 과거 주전이었던 3루수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렇다면 강정호는 주 포지션이었던 3루수로 돌아갈 수 있을까. 피츠버그는 지난 시즌부터 강정호의 공백이 길어지자 그를 전력 외로 처리하고 새로운 3루수를 찾아 나섰다.
현재 주전을 맡고 있는 콜린 모란(25)은 젊은 좌타 내야수로, 지난 1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부터 에이스 게릿 콜을 트레이드 하는 대가로 받아온 선수다. 올 시즌 3루수 주전으로 나서 26경기에서 23안타 2홈런 14타점 0.280/0.362/0.415(타율/출루율/장타율 순)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모란의 장점은 타격이다. 컨택트 능력에 비해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지만, 2016년 트리플A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 18홈런을 쏘아올리며 개선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마이너리그 시절 약점으로 지목되던 수비에서도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
![]() |
↑ 현재 피츠버그 3루수 주전을 맡고 있는 콜린 모란. 사진=AFPBBNews=News1 |
모란 다음으로 3루수로 많이 출장한 선수는 데이비드 프리즈(35)다. 프리즈는 메이저리그 10년차 베테랑 우타 내야수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던 지난 2011 시즌 월드시리즈 MVP에 오르기도 했던 이름난 선수다. 2016년 3월 피츠버그에 합류, 3루와 1루 백업을 맡았다가 지난 시즌 풀타임을 소화했다. 프리즈는 지난 시즌 평균 이상의 수비력과 평균 수준의 타격을 보여줬고, 이번 시즌에는 조금 더 개선된 타격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히 도드라질 정도의 성적은 아니다. 프리즈의 공격력은 분명 강정호 이하다(프리즈 3년 통산 25홈런 115타점 0.266/0.360/0.395).
결국 이번 시즌 강정호의 복귀 출발점은 우타 대타 또는 3루수 백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하되 두 선수에 비해 확실하게 앞서 있는 타격, 특히 장타력을 무기로 차츰 제 자리를 찾아가는 시나리오가 최상이다. 그러나 오랜 실전 공백에 따른 타격감 저하가 큰 장애물로 보인다. 강정호는 지난해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참가했지만 96타석 타율 0.143로 부진한 타격을 보여준 끝에 방출당하기도 했다. 2016 시즌 후반기에 보여줬던 타격감을 되찾는 게 첫 번째 과제인 셈이다.
단 구단이 강정호 보다 모란에게 힘을 실어줄 경우 주전 가능성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에이스를 트레이드한 대가로 받아온 어린 유망주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전 3루수로 육성할 수도 있다
한편 강정호는 빅리그 2년 통산 36홈런 120타점 0.273/0..355/0.483을 기록하고 있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