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에게 지난 한 주는 잊지 못할 순간이 분명했다. 2주 전 5연승 흐름이, 광주 원정서 3연패로 바뀌었지만 어느새 다시 훌훌 털어내고 8연승 고공행진을 달렸다. 순위는 3위를 굳건히 했고 팀을 향한 주변기대도 확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초반 하위권 후보에서 이제 어엿한 가을야구 후보로 기대치 또한 격상했다.
8연승을 달리는 동안 LG는 투타에서 가공할 위력을 자랑했다. 소사를 시작으로 김대현까지 선발진 모두가 제 몫을 해냈고 불펜도 단단했다. 무엇보다 큰 반전은 타선. 1번 이형종에서 하위타순까지 빈 틈 없는 촘촘함을 펼쳤다. 외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공백이 있는 상태지만 4번 타자 김현수가 중심이 돼 타선 전체가 이전과는 다른 집중력과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다. 호수비는 나와도 이상한 실책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주루에서도 과감하게, 그러나 성공가능성이 높은 플레이만 자주 펼쳐졌다.
↑ LG가 8연승 마감 뒤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여기에 팀 연승분위기가 더그아웃을 지배했다. 선수단 내부적으로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주전포수 유강남은 연일 불방망이를 자랑하면서도 팀이 중요하다면서 자신을 낮췄고 베테랑 타자들도 올 시즌, 후배들의 분위기가 다르다며 연신 기대감에 들떠 있기도 했다.
LG로서는 경기력 이상의 동기부여로 가득한 채 8연승을 끝냈다. 그런데 29일, 잠실 삼성전서 아쉽게 9연승에 실패했다. 초중반 크게 앞서나가고 있었기에 기대감이 높았지만 중후반 힘에서 밀렸다. 삼성의 정신력이 빛났다 평가할 수 있지만 역전패가 말해주듯 LG 역시 선수들은 잘 몰랐던 연승에 대한 부담감이 경기력에 묻어나왔다.
연승은 끝났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오히려 한 박자 쉬어가는 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무리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 요소가 있었는데 적당한 시기, 타이밍을 다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다만 길었던 연승이 마감된 뒤 오는 아쉬움이 의외로 플레이에 묻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LG가 1일부터
야구계 현장 일각에서는 연승보다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착착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더 팀에 좋다고 말한다. 연패에 빠지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달콤한 4월을 보낸 LG가 5월을 어떻게 맞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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