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SK는 KBO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했다. 26일 현재 선발 평균자책점(3.40) 1위다. 2위 LG(3.76)와도 차이가 크다.
14승으로 두산과 함께 가장 많은 선발승을 올렸다. 승률은 0.737이다. 내용도 훌륭하다. QS+가 6번으로 2위다. 탈삼진(144)이 가장 많으면서 볼넷(39)은 가장 적었다.
메릴 켈리, 앙헬 산체스, 김광현, 박종훈, 문승원으로 구성된 SK 선발진은 막강하다. 김광현의 부상 복귀와 산체스의 가세, 박종훈과 문승원의 성장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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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와이번스의 외국인투수 메릴 켈리. 그는 26일 문학 두산전에서 7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 중심을 잡고 있는 이는 켈리다. 지난해 탈삼진(189) 1위, 승리(16) 3위, 평균자책점(3.60) 7위의 켈리는 KBO리그에서도 가장 우수한 외국인선수로 꼽힌다. SK는 켈리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2015년 SK와 첫 인연을 맺은 켈리는 4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시즌 초반 어깨가 좋지 않아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으나 켈리는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26일 문학 두산전에서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20일 사직 롯데전(2⅔이닝 6실점)에서 난조를 보였으나 돌아온 에이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한 켈리는 평균자책점을 3.92로 낮추면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켈리의 시즌 최고 피칭이었다. 구속, 구위, 제구 등 모든 면에서 훌륭했다. 14일 문학 NC전에서 6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당시 NC는 기나긴 연패에 빠져있었다. 두산은 리그 선두 팀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대단한 피칭이었다”라고 호평했다.
켈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4경기 밖에 안 되지만 오늘이 최고의 경기였다. 롯데전 결과가 좋지 않았으나 힘겨웠던 것은 벌써 다 털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꾸준하게 (오늘 같이)잘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SK는 거포군단이다. 53홈런으로 팀 홈런 1위다. 26일 경기에서도 최정의 멀티 홈런이 터지면서 SK는 중반까지 5점차 리드가 가능했다.
켈리는 이에 대해 “장타는 우리 팀의 색깔이다. 꼭 홈런이 아니더라도 득점을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선발투수에게 꽤 큰 힘이 된다. 어제(25일) 경기에서는 노수광의 기막힌 끝내기 스퀴즈 때문에 승리하지 않았는가. 결국 점수를 더 많이 내서 마지막에 웃는 팀이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켈리의 2승 도전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켈리의 강판 이후 SK 불펜이 크게 흔들렸다. 8회에만 4점을 내줬다. 3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갔다. 2사 만루로 역전 위기까지 몰렸으나 가까스로 불씨를 꺼트렸다. 자칫 ‘켈크라이’가 될 수 있었다.
켈리도 긴장하며 동료의 투구를 지켜봐야 했다. 그는 “7회까지 부드러운 흐름이 매우 좋았다. 그러나 두산이 8회 상당히 저돌적이었다. (동점 혹은 역전이 될까봐)긴장도 많이 했다. 하지만 두산은 5번째 점수를 뽑지 못했다. 그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하나로 뭉친 팀이라는 걸 보여준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주춤하던 켈리까지 살아나면서 SK 선발진은 더욱 견고해졌다. SK가 두산과 시즌 첫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칠 수 있었던 데에는 선발투수의 호투가 밑바탕이었다. 3경기 모두 선발투수 싸움은 완승이었다.
켈리도 SK 선발진에 대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는 “내가 2015년 SK에 처음 왔다. 그 이래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다른 4명의 투수들이 지속적으로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서로 챙겨주며 더욱 힘을 내고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켈리는 1선발이다. 그러나 그는 ‘순번’을 정하지 않았다. 다들 동등한 위치의 선발투수일 뿐이다.
켈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