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근 두산의 6번타자는 김재호(33)였다. 9번타자로 시작했던 그는 한 계단씩 오르더니 중심타자 바로 아래에 위치해있다.
19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김재호 뒤로 김민혁, 파레디스, 오재원이 섰다. 김재호의 타순 이동은 그만큼 그의 타격감이 좋기 때문이다.
19일 현재 타율 0.351로 이 부문 13위다. 팀 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양의지(0.388)에 이은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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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김재호는 19일 현재 4월 타율이 0.432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3월 마지막 날에서야 시즌 첫 안타를 때렸던 김재호다. 3월 타율은 0.077(13타수 1안타)이었다. 하지만 4월 들어 반전이었다. 4일 잠실 LG전을 마친 후 0.300을 기록하더니 한 번도 3할 타율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4월 타율 0.432로 유한준(0.460·kt), 이대호(0.447·롯데), 최형우(0.435·KIA)에 이어 4번째다. 김재호가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없었다. 3월 31일 수원 kt전부터 1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멀티히트만 5번이다. 4월 팀 내 가장 많은 안타(19)를 친 김재호다.
순도 높은 안타다. 김재호는 선두 두산이 최근 승수를 쌓는데 기여도가 높다. 4일 잠실 LG전과 11일 대구 삼성전의 홈런은 아주 강력한 펀치였다.
18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7회 2사 만루서 4-4 동점을 만드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렸으며 하루 뒤에는 3안타를 몰아쳤다. 안타 하나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5번째 득점의 적시타였다.
김재호의 득점권 타율은 0.438이다. 팀 내 가장 높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김재호는 과거 “득점권에서 너무 성급하게 승부해 좋지 않았다”고 했으나 18일과 19일 적시타는 모두 초구에 반응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다.
김재호는 “요즘 타격감이 괜찮다. 그래서 타이밍을 잘 잡으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아오면 초구여도 치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밝혔다.
2004년 입단한 김재호의 시즌 최고 타율은 2013년의 0.315다. 그는 2015년(0.307)과 2016년(0.310)에도 3할 타자였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도 잘해야 한다는 각오다.
김재호는 “최근 안타를 꾸준히 때려 기분이 좋다. 그렇지만 이 타격감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래도 내 타격이 좋아야 두산이 다른 팀과 비교해도 (타선의)경쟁력이 있다. 그래서 타자로서 책임감이 막중하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16승 5패로 단독 선두다. 자칫 한화와 3연전을 모두 내줄 수도 있었으나 이틀 연속 뒷심을 발휘했다. 접전 끝에 따낸 승리는 팀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믿는 김재호다.
그는 “유난히 타이트한 경기를 많이 해 (그 경험으로)다른 팀보다 더 여유 있는 것 같다. 젊은 후배들도 정신력이 강해졌다. 그
힘겨웠던 시절도 있었다. 어둠의 터널에 갇히기도 했으나 김재호는 다시 빛을 보고 있다. 그는 “지금은 팀에 보탬이 되는 것 같다. 마음도 비워뒀다. 앞으로 후배들과 같이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