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1경기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기우’였다. 조쉬 린드블럼(31)은 마운드에 오를수록 두산이 바라던 1선발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린드블럼은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4승째(1패)를 거뒀다. 7이닝 7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승리 부문 단독 1위. 그리고 탈삼진(34)과 평균자책점(2.78)도 각각 3위와 6위에 올라있다.
린드블럼은 3-2의 7회초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으나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했다. 그는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린드블럼이 위기를 막자 두산 타선은 7회말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8회초 구원 등판한 함덕주가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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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쉬 린드블럼이 19일 잠실 한화-두산전에서 7회 위기를 탈출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린드블럼은 3월 24일 삼성과 잠실 개막전에서 부진했다. 시범경기부터 흔들렸던 터라 그를 향한 시선은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6일 후 수원 kt전에서 첫 승을 거두면서 180도 달라졌다. 공 끝에도 힘이 있었다. 난공불락의 에이스였다.
린드블럼은 “한화 타자들의 페이스가 좋다.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코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서는 공략하기 힘들었다. 그래야 아웃코스도 잘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그 점이 주효했다”라고 밝혔다.
린드블럼은 최근 호투 비결을 묻자 ‘적응’이라고 답했다. 그는 “예년보다 시즌 개막이 빨랐다. 스프링캠프 일정도 단축됐다. 영향이 없지 않았다. 이를 떠나 이제는 새 팀, 새 동료와 편해질 정도로 잘 적응했다. 그게 가장 큰 이유 같다”라고 말했다.
린드블럼의 퍼포먼스는 강렬하다. 그렇지만 그의 눈은 앞만 응시한다. 더 먼 곳을 바라면서. 린드블럼은 “지금까지 개인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거짓밀이다. 그렇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결과일 뿐이다.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는 걸 보여줘야 한다”라며 “지금도 다음 등판만 신경 쓴다. 어떻게 시즌이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내일 당장 무엇을 해야 할 지만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의 또 다른 외국인투수 세스 후랭코프(3승 평균자책점 1.17)는 린드블럼의 호투가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린드블럼은 후랭코프의 호투를 어떻게 바라볼까.
린드블럼은 “후랭코프뿐 아니라 모든 선발투수끼리 서로 좋은 자극제가 된다. 친선경기 같이 누가 잘하면 나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라고 전했다.
린드블럼은 두산에 적응했다고 했다. 스프링캠프부터 80여일간 지내며 느낀 두산의 매력은 무엇일까. 린드
그는 “야구장에 가서 준비할 때부터 항상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 그것이 두산의 가장 큰 매력 같다”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19일 현재 16승 5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