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화 이글스가 3연승, 승률 5할을 달성했다. 시즌 전 하위권 예측, 홈 개막시리즈 충격의 대패를 연이어 기록할 때만 하더라도 예상하기 힘든 초반 행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투·타에서 집중력과 동기부여가 확실히 다르다는 평가. 물론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여럿 있다. 이와 같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지 여부가 상승세를 유지할 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한화의 상승세는 몇 가지 부분에서 뚜렷한 반등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선 불펜의 안정세가 두드러진다. 서균, 박상원, 박주홍 등 영건 토종 불펜들이 허리를 버텨준다. 당초 권혁, 송창식 등 베테랑 불펜요원의 부재가 약점으로 다가올 듯했으나 오히려 젊은 피들이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는 상황. 현재와 미래를 다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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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가 3연승을 달리며 5할을 달성 리그 초반 상승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타선은 더 공격적이다. 김태균 이탈, 최진행 부진 등이 크게 다가올 듯 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용규는 타율 0.375 최근 10경기 0.410 성적이 말해주듯 타격감을 살아났다. 전날(11일) 경기, 2번 타자로 나선 양성우는 결정적 결승타 및 3안타 2타점으로 강세를 보였다. 제라드 호잉은 베이스러닝은 물론 장타력까지 뽐내며 4번 타자로서 타선을 이끌고 있고 부상에서 회복한 이성열도 복귀 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주루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뛴다. 한 감독과 전형도 주루코치는 모두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주문했다. 다만 이런 경우, 다소 무리한 플레이로 주루사 등이 나와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하지만 그럼에도 질책은 없다. 한 감독은 오히려 이러한 일로 선수들을 지적하면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할까봐 지적을 속으로만 생각한다고 전했다. 베테랑 이용규 역시 부상 위험 때문에 더 뛰지 못하겠다는 선수들 분위기가 안타깝다며 “뛸 때 뛰면서 활력을 줘야 한다. 부상여부는 다음 문제, 하늘에 맡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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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의 상승세에는 송은범(사진) 등 베테랑 신예를 막론한 해줘야하는 선수들의 기량상승이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다만, 여전히 보완점도 존재한다. 지난 11일 경기는 미약하게나마 팀 승리에 도움이 됐으나 7번부터 연결되는 팀 하위타선은 상대적으로 타 구단들에 비해 크게 무게감이 떨어진다. 주로 출전하는 하주석이나, 최재훈, 오선진의 타격능력이 이 정도로 떨어지는 선수들이 아니기에 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 쉬어가는 타선이 아닌 끈질기며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분석이다. 아니면 11일 결승점이 났을 때처럼 기민한 주루 플레이라도 필요하다.
선발진도 아직은 합격점을 받기 어렵다. 지난 이틀간 KIA전에 던진 김재영이나 윤규진 모두 기대 이상의 피칭을 했으나 안정감까지 수반하지는 못했다. 특히 윤규진의 경우 위기를 잘 막았으나 위기 자체를 생기지 않게 하지는 못하며 시종일관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여기에 배영수, 현재는 불펜투수로 나서는 안영명 등 모두가 꾸준히 버텨내주는 피칭을 해줘야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외인 원투펀치 반등이 절실하다. 당초 한화의 선발진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키버스 샘슨이나 제이슨 휠러 모두 아직은 기대 이하다. 특히 샘슨은 빠른 공을 갖고 있어 한 감독의 극찬을 받았으나 지난 세 번의 등판 동안 승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22를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13⅔이닝 동안 볼넷만 무려 14개에 달한다.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되지 않아 적은 이닝에도 100개가 훌쩍 넘는 투구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한 감독은 칼을 빼들었다. 샘슨의 활약이 간절하기에 “뭐라도 변화를 시도해봐야죠”라는 말과 함께 (샘슨의) 4일 휴식 후 등판시스템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부터 그래왔기에 더 익숙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판단. 늘어지는 경우가 잦은 일정 속 샘슨의 구위는 괜찮지만 심리상태가 흔들리고 있다
첫 스타트는 불안했으나 한 감독 말처럼 한화 선수단 전체에 새로운 위닝 DNA가 싹 틔우고 있는 게 사실이다. 리그 판도에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강점은 키우고 약점은 보완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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