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SK와이번스의 간판타자는 누가 뭐래도 최정(31)이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05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이후 ‘소년장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중심타자-3루수로 성장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SK왕조의 핵심 중 한 명이었다. 2016~2017시즌은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최항(24)은 최정의 막내동생이다. 삼형제 중 최정이 장남, 최항이 막내다. 최항은 역시 유신고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 8라운드 전체 70순위로 SK에 입단했다. 일곱 살 터울인 형과 동생은 나이 차만큼 존재감도 차이가 컸다. SK가 최항을 지명했을 때 “FA를 앞둔 최정을 잡기 위해 SK가 볼모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 정도로 최항은 그저 최정 동생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최항이 야구를 시작한 것도 형 때문이다. 지난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MK스포츠와 만난 최항은 “초등학교 5학년에서 6학년에 넘어갈 무렵에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형이 막 SK에 입단했을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 SK와이번스 내야수 최항. 지난 3일 KIA타이거즈전에 앞서 MK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안준철 기자 |
얼굴이 닮은 형제고, 야구 스타일도 다른 듯 비슷한 점이 많다. SK입단 당시 최항의 포지션은 형과 마찬가지로 3루수였다. 지금은 2루수로 더 많이 나오지만, 지난해 1군에서도 형 대신 3루수로 출전하거나, 중간에 3루수로 교체 출전한 적도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형을 좋아하고 따랐기에 형이 하는 대로 하고 싶었던 최항이다. 최항은 “형하고는 나이 차이도 있어서 형하고 싸웠던 적보다 내가 형한테 대들면, 형이 그냥 받아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무래도 형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형이 홈런 치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항은 이제 최정과 비슷한 듯 다른 야구를 하는 선수가 됐다. SK는 거포들이 즐비한 홈런공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만 큰 것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이 많기에, 밥상을 차리는 역할을 해야 할 선수도 필요하다. SK가 최항에게 기대하는 점이 바로 그렇다. 좌타자인 최항은 오히려 우타자인 형보다 배트를 다루는 스킬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경배 코치도 “같은 나이 때의 최정보다 타격 매커니즘이 더 낫다”고 평하기도 했다. 물론 최항은 “코치님이 자신감을 갖으라는 차원에서 해주신 말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그 또한 자신만의 야구를 하려는 건 사실이다.
1군 풀타임 첫 해인 올해 최항은 출루율을 목표로 삼았다. 최항은 “수치적인 목표는 없다. 다만 출루율을 높이는데 노력할 것이다”라며 “아직 초반이고, 운도 많이 따라주고 있지만, 유인구에 배트가 안 나오는 점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뛸 상황이 되면 뛰겠지만 어떻게든 (1루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선배인 김성현(31)과 2루수로 번갈아 출장 중인 최정은 수비도 지난해에 비해 늘었다는 평가를 서서히 늘리고 있다. 그러나 역시 “2루 수비를 할 때 확실히 타구를 잡은 것을 확인하고, 정확히 던지려고 하는 점은 나아졌지만, 한 시즌을 다 치른 다음에 알 수 있는 부분 아닐까”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최항은 “올해는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역시 그 방향은 출루와 수비였다. 최항은 “원하는 방향대로 되고 있지만, 워낙 초반이기에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열렸다. 2회말 무사 1, 2루에서 SK 최항이 2타점 3루타를 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래도 그는 자신만의 야구를 꿈꾼다. 최정 바라기로 야구를 시작했지만, 형과는 다
최항
1994년 1월 3일
183cm 88kg
대일초-매송중-유신고
2012 신인 8라운드 전체 70순위 SK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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