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윤성환(37·삼성)은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24일 KBO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한국인 투수는 그 밖에 없었다. 다른 9개 팀은 외국인 투수를 내세웠다. 윤성환과 맞대결을 펼친 두산의 선발투수도 린드블럼이었다.
그렇지만 윤성환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6⅔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은 윤성환의 호투를 비롯해 타선의 응집력,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우승후보로 꼽히는 두산을 6-3으로 꺾었다.
김한수 감독은 “윤성환이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다”라고 호평했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23승을 거둔 윤성환은 역대 개막전 성적 4승 1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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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환(오른쪽)은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호투를 펼치며 삼성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윤성환의 개막전 선발 등판은 일찌감치 예정됐다. 오치아이 투수코치는 스프링캠프 기간 윤성환에게 개막전 선발 등판 준비를 지시했다.
윤성환은 “스프링캠프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며 준비했다. 그것이 오늘 호투의 밑바탕이었다. 자신감을 갖고 임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성환의 투구수는 76개.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투구수를 제한하지 않았다. 더 던질 수도 있었다. 윤성환은 이에 대해 “경기 전 최소 6이닝은 책임지자고 마음먹는다. 그렇지만 마운드에 서면, 지금 상대하는 한 타자만 생각하며 공을 던진다”라며 “오늘도 특별히 완투를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윤성환은 4-1의 7회, 오재일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2B 1S서 127km 체인지업이 공략됐다. 윤성환은 “실투보다는 볼 배합 미스였다. 1루가 비어 있어 그냥 내보내도 됐다. (강)민호와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같은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삼성은 2년 연속 9위에 머물렀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로 거론되지 않는다.
윤성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전력이)약해진 것은 맞으니 인정한다. 그렇지만 한기주, 임현준 등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으며 잘 해줄 것이다. 그렇게 팀이 발전해 갈 것이다. 나 또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