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0일 아침, 윤호솔(24·개명 전 윤형배)은 눈을 뜨기 전까지 아무 것도 몰랐다. 유니폼을 바꿔 입어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서 깜짝 놀랐다. 누구나 그렇듯, 그 역시 당황스러웠다. NC는 2013년 프로에 입문해 몸을 담았던 유일한 팀이다.
새로운 팀은 한화. 그는 온양온천초-온양중-천안북일고 출신이다. 지역 연고팀으로 그에게는 ‘고향팀’이기도 하다. 유년 시절 그가 그토록 뛰고 싶었던 팀이다.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그렇지만 부메랑이다. 그는 한화 유니폼을 정말 입었다. 우연 아니라 필연일 수 있다.
뭔가 잘 풀리는 것 같다. 윤호솔은 짐을 싼 뒤 곧바로 서울로 이동해야 했다.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시범경기를 치르는 한화 선수단에 인사하기 위함이다.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왔다. 항공편이 지연돼 탑승할 수 있었다. 기본 좋은 느낌이다.
↑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윤호솔. 사진(잠실)=이상철 기자 |
윤호솔은 KBO리그 통산 3경기(4⅓이닝)를 뛰었다. 계약금 6억원을 받은 대형 투수지만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
팔꿈치가 아팠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 2014년 10월, 그리고 2017년 9월. 한화는 미래를 내다보고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단장과 한용덕 감독은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투수라고 했다.
윤호솔은 현재 재활 중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아프지 않다. 그는 “첫 수술보다 경과가 좋다. (첫 수술을 마쳤을 때는)팔도 잘 안 펴졌고 궂은 날씨에는 통증이 심했다. 지금은 아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윤호솔은 다시 공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주부터 IPT 단계에 들어간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 그러나 윤호솔은 거북이다. 한 걸음을 느릿느릿 내딛는다. 그만큼 완벽하게 몸을 만들고 싶다.
윤호솔은 “NC에서도 2번째 수술 후 조급해하지 말자고 했다. 내 생각도 그렇다. 올해는 재활에만 매진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지금은 웃지만 그 동안 웃지 못했다. 함께 운동했던 친구들이 프로 무대에서도 씩씩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부러웠다. 질투도 없지 않았다. 그만큼 그는 야구가 하고 싶었다.
윤호솔은 “사실 2번째 수술을 앞두고 차라리 야구를 그만둘까 고민도 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만류하셨다. 친구들, 구단 관계자도 ‘한 번 더 해보자’라고 격려해주셨다”라며 “오래 쉬었던 만큼 정말 야구를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 감독은 “한화에서 뛰는 게 윤호솔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윤호솔에게 한화는 특별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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