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박병호(32·넥센)가 복귀 후 시범경기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다. 야구팬이 기억하는 2015년 박병호의 모습 그대로였다.
박병호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팬 앞에서 야구를 하게 돼 설렘이 가득하다. 걱정이 없지 않다. 미국 진출을 하기 전(2015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기우였다. 부딪혀 보겠다더니 박병호는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지난 13일과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잇달아 홈런을 날렸다. 둘 다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이다. 4시즌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그의 화려한 신고식이다.
↑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화끈한 홈런쇼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13일 시범경기 첫 스윙을 홈런으로 연결한 박병호는 14일 안영명의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그의 타격 기술은 여전히 훌륭했다. 그의 전매특허인 몸통 회전 타격도 여전했다.
박병호는 14일 현재 시범경기에서 5타수 2안타 2홈런 2볼넷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안타 2개가 모두 홈런이다. 박병호가 투수의 공을 배트에 맞힌 것은 총 5번. 40% 확률이다. 내야 땅볼에 그친 것도 1번에 불과했다.
박병호는 2014년 볼넷(96개)을 가장 많이 기록했다. 선구안은 여전히 뛰어났다. 매 경기 볼넷 1개씩을 얻어 출루했다. 투수가 박병호를 의식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공을 던졌다. 유인구도 있었으나 박병호는 속지 않았다.
박병호는 김민우(3타석), 휠러(2타석), 안영명, 송창식(이상 1타석) 등 한화 투수 4명을 상대했다. 총 투구수는 20개. 볼이 무려 14개였다. 70% 비율이다. 박병호의 헛스윙은 딱 하나(송창식 상대 5구)였다. 매 타석 집중하는 박병호는 자신의 계산대로 공을 배트에 맞히고 있다.
박병호가 다시 매서운 타격을 선보이기까지 ‘과정’이 없지 않다. 비시즌 훈련량을 늘리며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타격에 신경을 많이 썼다. 박병호는 스프링캠프를 마친 후 “좋은 타격이 안 나와 (강병식)타격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2015년 내 타격 영상 자료를 요청해 꼼꼼히 체크했다”라고 했다.
박병호는 모든 준비가 됐다. 걱정 많은 그의 생각과 다르게 주위에서는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걱정이 안 된다”라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
강 코치도 KBO리그에서 2시즌을 뛰지 않은 공백이 무색하다고 했다. 강 코치는 “리그 최고 타자가 아닌가. 공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실 (박)병호, 스스로만 우려할 뿐이다. (스프링캠프 기간에는)시간이 필요했지만 이미 적응은 다 했다”라고 평했다.
박병호는 2015년의 박병호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2018년의 박병호는 3년
강 코치는 “해외에서 뛰면서 빠른 공을 많이 경험했다. 3년 전과 비교해 속구 대응을 잘 하고 있다. 스피드 적응은 다 됐다. 게다가 큰 무대에서 뛰지 않았나. 지금의 박병호는 업그레이드 됐다”라고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