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1편에서 언급했지만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는 변화를 선택했다.
최고의 선수가 기술적인 변화를 주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자칫 기술의 변화로 인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점까지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과감한 선택을 했고, 그 변화의 주체가 자신이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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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격폼에 변화를 선택한 추신수. 사진=김재호 특파원 |
타자에게 투구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대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는 의미이다. 약 145km의 투구가 0.4초 내외로 들어오기 때문에 더 짧은 시간에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추신수가 고민하고 있는 땅볼 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체크해야 하는 것이 지난 1편에 썼던 내용인 ‘타구발사각도는 조금씩 상승하고 있고 땅볼 비율은 줄어들고 있다’는 메이저리그의 추세이다.
스탯캐스트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 10.1도 → 10.8도 → 10.9도로 상승했다. 메이저리그 연도별 땅볼/플라이볼 비율은 2015시즌 1.14, 2016시즌 1.11, 2017시즌 1.09로나타나는데 반면 추신수는 1.5 후반의 땅볼 타구 비율을 보인다.
추신수의 땅볼 비율이 높은 이유는 타이밍이 늦을 가능성에 있다. 타자의 타이밍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투수의 투구와 타자의 허리 회전 타이밍이라고 본다. 타자는 하체로 리드한 후 허리를 회전하며 파워를 만들어 낸다. 그 과정에서 타이밍이 늦게 되면 먹히거나 힘이 없는 타구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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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1 몸 쪽 코스를 대처하는 추신수. 사진=MK스포츠 DB |
땅볼은 배트의 밑 부분에 맞거나 먹히는 경우에 나온다. 그리고 배트를 밑으로 향하는 다운 스윙 과정에서 나오게 된다. 추신수의 경우 스윙 궤적은 좋다. 일명 ‘슬라이트 업 스윙’으로 불리는 비스듬히 위로 올라가는 궤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작년 시즌 추신수가 땅볼이 많았던 이유는 상대 투수의 몸쪽 집중 공략에 타이밍이 늦으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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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2 추신수의 스윙 궤적은 정상적인 슬라이드 업 스윙을 하고 있다.사진 캡쳐=유튜브 |
올 시즌을 앞두고 추신수는 뜬공 비율을 높이기 위한 타격 폼 수정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에는 짧고 간결한 스트라이드 동작으로 앞발을 살짝 들었다 내려놓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앞다리를 높게 드는 레그킥 자세를 취한다. 뒤에 있던 체중을 앞쪽으로 좀 더 쉽게 이동하기 위한 선택이다. 추신수도 “예전에는 체중을 뒤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체중을 앞쪽으로 이동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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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3 오른발을 높게 드는 레그킥. 사진=김재호 특파원 |
원활한 체중이동으로 힘을 만들게 되면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상대 투수들의 몸 쪽 공략이 많아지면서 몸쪽 코스에 대한 대처로 오른발의 착지 위치와 함께 배트의 스위트팟에 볼을 맞추기 위한 각도가 필요한데 그 각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원래 추신수가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스윙을 가져가기 수월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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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4 레그킥 후 원활한 체중이동으로 허리 회전을 통한 스윙궤적. 사진=이종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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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격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추신수. 사진=이종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