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안준철 기자] 이대호(36)는 롯데 자이언츠 그 자체나 마찬가지다. 부산 출신에 KBO리그에서는 롯데 유니폼만 입고 뛰며, 화려한 기록을 남겼던 이대호는 말그대로 프랜차이즈스타다.
역대 롯데 프랜차이즈 타자 중에 이대호를 뛰어넘는 기록을 가진 이가 없다.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의 주인공도 그였다. 한국·미국·일본리그를 두루 거쳤고,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몸담았던 2014~2015시즌에는 팀을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대호가 입단한 2001년 이후 롯데는 우승은커녕 한국시리즈 진출도 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의 가장 최근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 26년째 대권과 인연이 없었다. 이대호가 올해 목표를 ‘우승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이대호는 앞서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우승하면 많이 울 것 같다. 우승컵에 술을 따라 팬들과 한 잔씩 나누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이 한창인 롯데 캡틴 이대호.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준비는 잘 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주장을 맡은 이대호는 “캠프 분위기 잘 이어오고 있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고, 그래서 (올 시즌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오키나와 캠프가 시작된 뒤 SK와의 첫 연습경기에서 11-4로 이겼다. 이날 이대호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가데나구장에 잔류조로 빠졌는데, 올해 1차지명으로 입단한 한동희(19)가 3루수로 출전해 맹활약했고, 지난해 1차지명으로 입단한 윤성빈(19)은 7회 등판해 최고 148km짜리 속구를 던지며,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후배들의 활약에 이대호도 반색했다. “후배들이 잘해서 선배들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다”며 “후배들이 더 잘해서 우리보다 더 경기를 많이 뛸 수 있다면 좋은 팀으로 가는 지름길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격전지로 확실한 주전선수가 없는 3루수와 포수 포지션에 새 얼굴이 나오길 기대했다. 이대호는 “3루수나 포수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데, 자기 포지션에서 주전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나와야
“겨울 동안 쉬었던 몸을 다시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다고 대만 카오슝 캠프를 돌아본 이대호는 “오키나와에서는 게임 감각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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