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안준철 기자] ‘148km-1홈런·2타점.’
롯데 자이언츠의 미래가 연습경기 승리를 이끌었다. 주인공은 우완 투수 윤성빈(2017년 1차지명)과 내야수 한동희(2018년 1차지명)다.
롯데는 2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11-4로 승리했다. 1회말 SK에 먼저 2점을 내준 롯데는 1-2로 뒤진 3회말 신본기의 만루홈런포함 7점을 내며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1-2로 만회점을 내는 과정에서 신인 한동희의 활약이 돋보였다.
↑ 2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7회초 롯데 한동희가 솔로포를 치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천정환 기자
이제 경남고를 갓 졸업한 한동희는 깔끔한 적시타를 터트리며 1-2로 따라가는 점수를 만든 장본인이었다. 8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한동희는 3루 수비에서도 호수비를 펼쳤다. 3회말 바람이 심하게 부는 과정에서 내야에 높이 뜬 타구를 안정적으로 포구하며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하지만 한동희의 진가는 7회초에 나왔다. SK 투수 이승진을 상대로 120m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롯데 더그아웃에서도 “신인답지 않게 잘 친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상대 SK쪽도 “저 친구 누구냐”고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호쾌한 스윙이었다. 한동희는 9회말 수비까지 1경기를 풀로 뛰며 5타수 2안타(1홈런 포함) 2타점을 기록했다.
↑ 2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7회말 롯데 윤성빈이 투구하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천정환 기자
윤성빈은 10-2로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롯데의 6번째 투수. 지난해 부산고를 졸업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롯데에 입단한 윤성빈은 1군은 물론 퓨처스리그 경기 등판 기록이 없다. 투구폼을 바꾸는데 1년을 할애했다. 경기 전 만난 윤성빈은 “실전 등판은 고교 이후 처음이다. 지금은 떨리지 않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면 어떨지 모르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윤성빈은 속구 최고구속이 148km까지 나왔고, 첫 타자 정진기와 두 번째 타자 김강민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타자 임태준은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
을 만들었다. 윤성빈의 시원시원한 피칭에 3루측 롯데 더그아웃도 박수소리가 가득했다.
비록 연습경기였지만, 고졸 1~2년차 선수들의 활약에 롯데 측도 표정관리를 하지 못했다. 롯데의 미래들이 만든 승리라는 데에 큰 의미를 둔 오키나와리그 첫 경기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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