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강릉) 강대호 기자] 이상화-고다이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쟁은 둘의 은·금메달로 끝나기까지 서로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코리아하우스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이상화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자주 사용한 ‘#난나야’라는 해시태그는 나를 위한 메시지였다”라면서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정말 자주 비교됐다. 주변을 의식하기 싫어서 주문을 외웠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최초의 민영방송 니혼TV의 야마모토 히로유키 아나운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 인터뷰에서 “평소 고다이라 나오도 이상화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다”라면서 “그럴 때마다 ‘그녀와의 경쟁이 아니다. 나는 궁극의 스케이팅을 추구한다’라면서 대답을 피해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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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 은·금메달 확정 후 대화하고 있다. 사진(강릉)=천정환 기자 |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 종목에서 이상화가 2010·2014 동계올림픽 2연패 및 세계선수권 3회 우승자라면 고다이라 나오는 2017 세계선수권 챔피언이자 2017-18시즌 ISU 월드컵시리즈 세계랭킹 1위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임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종료 후 둘의 11년 우정이 공개됐다. 야마모토 히로유키 니혼TV 아나운서는 “고다이라 나오는 다른 국가대표팀 선수와는 고사하고 동료와도 활발하게 교류하는 성격이 아니다”라면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전혀 몰랐음을 털어놓았다.
이상화는 “둘 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기에 오랜 우정을 (언론 등에) 말할 시간이 없었다. 서로 예민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한동안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연습해왔다. 이제 끝났기에 서로 축하를 주고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다이라 나오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인터뷰에서 ‘왜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가 끝나고 준우승자 이상화를 붙잡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상화한테 충분히 잘 했다고 말했다. 압박을 견딘 그녀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한 고다이라 나오는 “나는 이상화를 존중하고 또 존경한다”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 이상화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 3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진 못했다.
고다이라 나오는 “이상화에 대해 이것만큼은 꼭 말하고 싶다. 그녀는 내게 정말로 그리고 언제나 친절했다”라면서 “2년 전 서울에서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시리즈 대회가 열렸다. 나는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전지훈련 장소인) 네덜란드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는데 이상화는 배웅하겠다고 택시를 타고 함께 가더니 요금을 자기가 냈다”라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내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이겼기 때문에 이상화는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선수로서는 성실했고 개인적으로는 나를 정말로 도와줬다”라고 회상한 고다이라 나오는 “인간과 선수로서 이상화를 매우 존경한다. 내 친구와 함께 경쟁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라고 감회에 젖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 나오는 나보다 나이가 (3살) 많다. 그런데도 내가 500m에 집중한다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결장하는 동안 고다이라는 1000·1500m에도 출전했다”라고 감탄하면서 “등수와 상관없이 나를 격려해주는 마음 씀씀이도 지녔다. 한마디로 대인”이라고 정의했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