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24·강원도청)이 과거에 쓴 글이 화제다. 그는 지난 2013년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난 꼭 군면제 받아야지"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실제로 윤성빈은 지난 16일 스켈레톤 결승 경기에서 트랙 레코드(TR)까지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병역 혜택이 큰 동기 부여가 된 것.
윤성빈 처럼 국내 남자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등 일정 성과 달성 시 병역 혜택을 받는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는 '면제로이드'라는 용어가 나오고 있다. '면제로이드'는 병역 혜택인 군 면제와 스테로이드를 합친 표현이다. 이 중 스테로이드는 단기간에 근육의 양과 강도를 높여주는 약물로 운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된다. 남자 선수들에게 군 면제가 스테로이드처럼 운동의 능률을 높여준다는 의미인 것이다.
병역법 제 33조에 따르면 올림픽에서는 3위 이내(금·은·동메달)에, 아시안게임에서는 1위(금메달)로 입상한 경우에 병역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이때 병역 혜택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완전한 '군 면제'가 아니다. 4주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2년 10개월간 관련 체육활동에 종사해야 하며 복무기간이 끝나면 예비군 훈련도 받는다. 34개월간의 복무 기간 중에는 선수와 학생, 지도자 등 어떠한 형태로든 관련 운동을 하기만 하면 된다.
이처럼 완전한 면제는 아니지만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인 20대에 운동에만 매진할 수 있는 것은 큰 혜택이다. 이에 대중들도 남자 스포츠 스타들의 병역 혜택 여부에 관심을 갖는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병역 혜택을 받는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앞서 말한 윤성빈을 비롯해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 대부분이 병역 혜택을 받는다.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첫 번째로 금메달을 거머쥔 임효준(22·한국체대)은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시원하게 군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같은 종목 500m에서 은메달을 딴 황대헌(19·부흥고)과 1000m 동메달리스트 서이라(26·화성시청) 역시 병역 혜택을 받는다. 남자 쇼트트랙 맏형 곽윤기(29·고양시청)는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계주에서 이미 은메달을 따둔 상태라 병역 문제에서 자유롭다.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 대부분도 병역 걱정에서 벗어났다.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 선수는 지난 밴쿠버올림픽 남자 10000m와 50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추가해 일찌감치 해결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딴 차민규(25·동두천시청)선수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민석(19·성남시청)·정재원(17·동북고)선
아쉽게도 다음을 기다려야 하는 선수들도 있다. 김준호(23·한국체대)는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2위에 그쳐 올림픽을 마감했으며 김지수(24·강원도청) 역시 선전했지만 스켈레톤 6위에 그쳤다. 이들은 4년 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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