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에 집중된 응원…등 돌린 팬심 속 마지막 '씁쓸한' 레이스

'왕따 논란' 속 여자 팀추월 7∼8위전 씁쓸한 마무리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가 열린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관중석엔 빈자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태극기를 손에 든 응원객들은 먼저 열린 남자 팀추월 준결승에서 이승훈(대한항공), 김민석(성남시청), 정재원(동북고)이 역주를 펼칠 때 뜨거운 함성으로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여자 팀추월 7∼8위전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전광판에 태극기가 나오고 한국 대표팀을 소개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나오자 관중은 우렁찬 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냈으나 이후 김보름(강원도청)과 박지우(한국체대)가 소개되자 박수와 함성은 점점 잦아들었습니다.

잠잠하던 관중은 마지막 선수인 노선영(콜핑팀)이 소개되자 다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 19일 열린 준준결승에서 불거진 '왕따 논란' 등으로 등 돌린 팬심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선수들이 몸을 풀 때 관중석에선 이따금 "노선영, 화이팅!"이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습니다.

선수들은 레이스를 준비하면서 간간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나 대체로 굳은 표정이었습니다.


이날 대표팀은 3분7초30 만에 마지막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폴란드(3분3초11)에 4초21 뒤졌습니다. 8팀 가운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준준결승 이후 불거진 논란으로 팀 분위기가 흐려진 탓도 있겠지만 이날 대표팀은 따로 전략이랄 것도 없이 경기에 임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게 레이스를 주도하게 하는 대신 세 선수가 모두 두 바퀴씩 똑같이 책임졌습니다.

다섯 바퀴째에 앞장을 섰던 노선영은 마지막 바퀴에서 지난번 레이스에서와 달리 맨 뒷자리가 아닌 가운데에서 돌았고, 세 선수는 거의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결국 대표팀은 준준결승 때보다도 3초 이상 늦은 기록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치게 됐습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말없이 지나갔습니다. 박지우만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서둘러 자리를 떴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