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평창) 강대호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국 올림픽위원회(NOC)는 대한체육회다. 그러나 조직위원회와 함께 대회 기간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하는 대한체육회의 수장 이하 직원들은 이를 망각하는 듯하다.
자원봉사자 및 계약직 운영인력 익명 커뮤니티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15일 이기흥 회장 이하 대한체육회의 문제가 될만한 발언과 행동을 고발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예약석에 한동안 무단으로 앉았다는 것이 골자다.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국제올림픽위원회 직원과 함께 만류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한체육회 갑질 사건’ 중심에 선 이기흥 회장이 ‘국가대표 훈련개시식 및 체육인 신년하례회’에 참석하여 “신뢰받는 국가대표팀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하는 모습. 사진=김재현 기자 |
(KBS는 16일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오면 인사하려 했을 뿐”이라고 답변했음을 알렸다. 같은 날 연합뉴스는 “이기흥 회장이 자원봉사자에게 직접 사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IOC 마크 애덤스(영국) 대변인이 16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브리핑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애덤 펭길리 선수위원한테 봉변을 당한 한국인 보안요원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다’라고 요청했다”라고 설명한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2009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세계선수권 남자스켈레톤 은메달리스트 애덤 펭길리(영국)는 IOC 선수위원 겸 IBSF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보행자구역이 아닌 곳에 들어갔다가 이를 제지하는 경비인력에게 폭행이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의 완력을 행사하고 막말을 퍼부어 지탄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윤리·준법 담당관은 애덤 펭길리를 소환하여 사과문을 받아내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국에서 떠나도록 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에 “당신들은 사과할 일을 하지 않았다”라면서 “애덤 펭길리 위원의 행동은 내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앞서 2017년 7월 3일 한국을 방문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 후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
비슷한 시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IOC 전용 좌석에 앉아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와야 비키겠다”라고 했으며 수행원 중 하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야! 국제올림픽위원회 별거 아니라니까. 우리는 개최국이야”라고 꾸중을 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당시 상황을 지켜봤다는 또 다른 자원봉사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 예약석 주변 자리도 텅텅 비어있었다”라면서 “자리를 뺏겠다는 것도 아니고 몇 칸 옆으로만 이동하면 되는데 상황을 설명할 때마다 돌아온 것은 ‘알겠다고!’라는 고함과 자신이 누구인지를 설명하며 ‘그만 좀 비키라고 해라’라는 핀잔뿐이었다”라고 증언했다.
애덤 펭길리는 손가락질을 받아 마땅한 폭력을 행사했으나 이기흥 회장 이하 대한체육회의 언행도 만만치 않다. 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국 대한민국은 이런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가?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 나아가 올림픽 최초의 남북단일팀 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바흐 위원장이 와야 국제올림픽위원회 지정석에서 비키겠다”라고 했다는 말에 쓴웃음이 절로 난다.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에는 16일 ‘이기흥 대한체육
국제올림픽위원회 윤리·준법 담당관이 애덤 펭길리를 소환했다면 대한체육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표방하고 있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